“무엇이든 물어보살, 진실 흔든 거짓말”…서장훈·이수근, 현실에 아파한 분노→상실의 의문 켜졌다
고요한 상담실 문이 열리자, 긴 시간 진실과 책임을 품었던 한 변호사의 얼굴에는 씁쓸한 상실감이 서렸다.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법복을 벗은 남자 변호사가 시린 현실을 들고 찾아와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오랜 시간 판사와 공무원으로 살아왔던 그는 로펌을 연 후, 의뢰인들의 반복된 거짓말과 수임료 미지급이라는 씁쓸한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의 분투의 서사는 의뢰인과의 신뢰에 수차례 금이 가는 순간들로 얼룩졌다. 성범죄 사건에 연루됐다고 주장한 의뢰인은 처음에는 "성관계도 없었고 모텔에도 간 적이 없다"는 말을 반복했으나, 법정에선 상반된 결정적 증거가 모든 진실을 말해주었다. 스토킹 혐의 역시 "하루에 겨우 한 두 번 연락했을 뿐"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한 번에 30회가 넘는 통화 기록이 확인돼 충격을 더했다. 상담실에서 들려오는 사연은 사법의 무게와 신뢰의 한계, 모두를 돌아보게 했다.

정작 마음을 쓰게 했던 건 돈 앞에서의 약속이었다. 급한 의뢰에 수임료 일부만 맡기고 나머지는 나중에 준다는 말을 믿은 결과, 끝내 금액을 받지 못한 적이 부지기수였다고 털어놨다. 주변 동료들은 선입금을 모두 받고 사건을 맡으라고 충고했지만, 사무실 현실과 매출을 생각하면 매번 옳게만 결정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돈을 곧 주겠다"는 말에 남겨지는 건 또 한 번의 실망뿐이었다.
변호사의 회한과 진짜 믿음의 질문은 두 MC의 반응에서도 그대로 전해졌다. 이수근은 "변호사를 속이는 사람이 있냐"며 놀라움을 표했으며, 서장훈은 "그런 말은 믿지 말라"는 단호한 충고로 현실적 조언을 더했다. 무겁게 침묵이 흐른 상담실. 현실에 흔들리는 변호사의 마음이 모두의 마음에 닿으며, 시청자들에게 신뢰와 선의란 무엇인지 다시 묻게 했다.
선의와 신뢰, 그리고 예측하기 어려운 현실이 맞부딪힌 ‘무엇이든 물어보살’의 이번 이야기는 현실의 벽 앞에 선 모두에게 깊은 숙연함과 안타까움을 안겼다. 진심 앞에서 더욱 뚜렷해지는 상처와 그럼에도 나아가야 할 의지를 남긴 회차는, 30일 오후 8시 30분 과거와 미래를 잇는 진정한 믿음의 의미를 직접 마주하게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