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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둔화 우려 커졌다”…미국 연준 금리 인하에 나스닥 약세, 테슬라 상승·엔비디아 하락
국제

“성장 둔화 우려 커졌다”…미국 연준 금리 인하에 나스닥 약세, 테슬라 상승·엔비디아 하락

서현우 기자
입력

현지시각 17일, 미국(USA)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FOMC)의 기준금리 25bp(0.25%포인트) 인하 직후 섹터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이번 인하는 성장 둔화 신호와 맞물리며 투자심리를 크게 흔들었고,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노동시장이 더는 견고하지 않다”고 평가한 발언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준의 금리인하는 기존의 ‘인하=호재’ 공식과는 달리, 인하 배경에 성장 둔화 리스크가 부각되자 기술주 주가 프리미엄이 재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S&P500지수는 -0.10%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지수(-0.33%)와 나스닥100(-0.21%) 역시 약세로 마감했다. 반면 방어적 자산인 다우존스지수는 0.57% 상승해, 금리 인하 시기에 성장주와 가치주 간의 로테이션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을 드러냈다. 변동성 지수(VIX)도 전장 대비 3.91% 하락해 종가 기준 ‘공포지수’는 오히려 조용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파월 의장은 고용 시장의 하방 위험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대규모 고용 수정치가 확인됐고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둔화되는 드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기자회견 직후 나스닥 지수가 -1.23%까지 밀리는 등 기술주에 대한 차익 매물이 출회됐다. FOMC 점도표(SEP)는 연내 50bp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내년 이후 금리 경로가 매파적으로 선회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일부 자산군이 재차 압박을 받았다.

 

업종별로 금융·필수소비재가 1% 내외 강세를 보인 반면, 기술주는 -0.7% 조정받았다. 특히 엔비디아(-2.6%)와 브로드컴(-3.92%) 등 반도체 대형주는 단기 규제 불확실성(중국 정부의 자국 AI칩 구매 제한 보도)과 수요 우려에 낙폭이 컸다. 반면, 테슬라는 1.01% 상승하며 ‘로보택시·에너지 스토리지’ 등 미래 성장 옵션에 대한 기대가 다시 부각됐다. 중국 기술 대형주는 오히려 매수세가 유입돼 알리바바(+2%대), 핀둬둬(+4%대)가 상승했고, 웨이모와 상업 계약을 체결한 리프트는 무려 13% 급등했다.

 

이러한 섹터별 희비에도 불구하고, 한국 투자자의 미국 증시 보관금액은 9월 16일 기준 153조 2,422억원으로 전고점 대비 4,030억원 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현재 누적 보관금액은 205조원을 돌파해 지난해 대비 11.2% 증가했다. 테슬라는 전일 보관액 36조 4,875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날 주가도 올랐다. 반면 엔비디아는 보관액 감소와 함께 당일 주가 낙폭이 커져 밸류에이션 부담이 반영됐다. 애플,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은 보관금액 유입에도 단기 조정세를 보였으며, 고변동 테마주와 레버리지 ETF에 대해서도 선별적 회전이 감지됐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영향은 단기적으로 지수 변동성을 키웠지만, 종목별 뉴스플로와 수급·환율 등이 알파의 주요 결정요소로 작용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 CNN 등 주요 외신은 “인하의 이유가 경기 둔화에 있는 만큼, 단순한 위험자산 선호로 연결되기는 어렵다”고 해석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내 추가 인하 확률은 80%를 넘었으며 “인플레이션보다는 고용 둔화 우려가 정책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와 보관금액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정책·수급·실적 모두를 고려한 종목별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평가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여전히 장기 성장동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분할 매수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앞으로의 미국 경제 성장 및 인플레이션 경로, 기술주 실적 흐름이 투자심리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금융시장의 방향성과 한국 투자자의 해외 투자 패턴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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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fomc#테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