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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오늘 아침, 필리핀 빈곤 포르노 추적”…13세 소녀 아기의 충격→선의와 착취의 경계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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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오늘 아침, 필리핀 빈곤 포르노 추적”…13세 소녀 아기의 충격→선의와 착취의 경계 흔들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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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새벽 공기를 가르며 시작된 ‘생방송 오늘 아침’의 이야기는 이국의 작은 공부방에서 포착된 현실을 담아냈다. 따뜻함과 호의를 빙자한 하루하루 속에서, 정모 씨가 2년간 필리핀 빈곤 아동들에게 쏟은 애정과 관심은 영상 속 무수한 미소로 남았으나, 그 이면에는 숨 막히는 침묵과 충격이 존재했다. 소셜미디어에 퍼진 ‘55세에 내 아기가 생기게 됐다’는 말 한마디, 그리고 늘 영상에 비친 어린 소녀의 표정이 한순간, 세상을 향한 구조의 신호가 됐다.

 

정모 씨를 둘러싸고 펼쳐진 사건의 본질은 한 명의 아이에게 닿았다. 13세, 여린 나이에 엄마가 된 소녀는 공부방 선생님으로 지냈고, 스승의 후원 영상에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어느 날, 소녀의 어린 아기는 엄격한 필리핀 법 앞에서 사건의 서막을 알았고, 2022년 개정된 현지 법에 의해 정모 씨는 체포됐다. 아이의 구조 요청은 언니의 손을 거쳐 방송 제작진에게 닿았고, 침묵해 온 진실이 조용히 세상 앞으로 걸어 나왔다.

“13세 소녀의 아기”…MBC 오늘 아침, 필리핀 공부방 그늘→빈곤 포르노의 민낯 / MBC
“13세 소녀의 아기”…MBC 오늘 아침, 필리핀 공부방 그늘→빈곤 포르노의 민낯 / MBC

프로그램은 어둡고 좁은 골목을 따라, 빈곤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수많은 영상의 실상을 날카롭게 추적했다. 후원을 빌미로 아이들의 고통과 결핍을 과장해 드러내는 ‘빈곤 포르노’의 구조, 그리고 구호의 얼굴 아래 자리한 착취의 굴레가 적나라하게 펼쳐졌다. 영상은 아픈 일상과 배고픔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며, 보는 이의 연민을 자극했다. 제작진은 그 기획의 전모를 뒤쫓으면서, 선의와 착취 사이에 선 시청자의 시선에 정직한 질문을 던졌다.

 

피해자인 소녀와 언니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용기로 인터뷰에 임했다. 담담하면서도 지울 수 없는 아픔이 담긴 증언은 스튜디오 안에서도 깊은 침묵을 이끌어냈다. 방송진 역시, 매 순간 흔들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최근, 국제 사회 전반에도 ‘빈곤 포르노’ 논란이 확산되는 현재, 프로그램은 반복되는 선의의 탈과 착취의 경계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진실을 조망했다.

 

아름다웠던 일상 곁에도 그림자는 늘 가까이 있었다. ‘생방송 오늘 아침’은 어린 피해자의 목소리, 빈곤의 사각에서 번지는 위험, 그리고 시청자 각자의 책임을 함께 묻는다. 세상의 선함만으로 다가갈 수 없는 삶의 이면, 흔들리는 경계 위에 선 오늘의 우리는 깊은 성찰을 마주하게 된다. 해당 에피소드는 7월 10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시청자 마음에 묵직한 물음을 남기며 방송됐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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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오늘아침#정모씨#필리핀공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