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곳 중 1곳, 매출·이익 ‘제로’”…깡통 법인 급증에 생존 위기
기업 7곳 중 1곳이 매출과 이익이 전혀 없는 ‘깡통 법인’으로 드러나며, 국내 기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025년 9월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법인세 신고 기업 105만8498곳 중 15.3%에 해당하는 16만1761곳이 매출과 소득이 0원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깡통 법인’ 수는 2020년 11만3152곳에서 지난해 16만1761곳으로 4년 만에 약 5만 곳 급증했다. 이들 법인이 전체 기업 중 차지하는 비율 역시 같은 기간 13.5%에서 15.3%로 상승해, 경기 악화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폐업하는 법인도 늘고 있다. 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 법인 파산 신청은 144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5%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라면 올해 연간 최대 파산 건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박성훈 의원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삼중고와 장기 불황, 경기 침체로 인해 지난해 처음으로 법인과 개인 포함해 폐업 신고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며 “생존 위기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박 의원은 특히 “정부는 폐업 후 청산조차 어려운 ‘무늬만 법인’ 대책과 함께, 폐업 방지를 위한 성장 유도 정책과 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와 관계 기관에서는 기업 경영 환경의 개선과 지원책 확대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와 업계는“실질적 구조 개선 없이 방치된다면 또 다른 사회·경제적 비용이 커질 수 있다”며 종합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처럼 매출과 소득이 모두 없는 ‘깡통 법인’의 확산은 단순 통계를 넘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의 체계적인 법인 관리와 신속한 지원 및 청산 제도 개선 요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