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겨루기 65대 달인 탄생의 순간”…정혜숙·윤창성·이돈우·유미경, 꿈의 자리→최후의 긴장감
담담히 마음을 다잡는 네 명의 도전자들이 ‘우리말 겨루기’의 달인 무대를 빛냈다. 일반적인 우리말 퀴즈의 경계를 넘어, 각자의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든 한 판의 무대에서는 치열함과 진한 인간미가 어우러졌다. 전직 국어 교사 정혜숙, 오랜 시간 교사로 헌신하다 은퇴를 앞둔 윤창성, 과거의 아쉬움을 안고 재도전에 나선 이돈우, 첫 출연의 신선함으로 무대를 뒤흔든 유미경까지. 모두가 서로 다른 시간과 사연을 품고 이 자리에 올랐다.
정혜숙은 오랜 교직 생활과 더불어, 17년간 우리말 겨루기에 온 힘을 쏟아온 기록의 주인공이었다. 네 번의 도전, 세 번의 우승, 그리고 마침내 달인에 도전하는 단단한 걸음은 병마마저 눌러버린 집념으로 완성됐다. 녹화 내내 한 글자 한 음절마다 치밀하게 반응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여운을 남겼다. 인생의 고비마다 자신을 북돋운 것도, 포기하지 않은 것도 오직 우리말을 향한 열정이었다. 정혜숙의 무대는 오랜 세월 쌓인 곧은 뿌리처럼 무겁고 깊었다.

윤창성은 제자들과 나눈 마지막 시간에 자신만의 용기를 더했다.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품어온 그는, 이별을 앞둔 2학년 2반 아이들의 응원 영상과 보내는 마음에 진하게 젖었다. 잠시나마 아이들 손을 놓고 떠나는 교사의 모습이었지만, 그 결연한 도전은 아이들을 비롯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울림을 남겼다. 칠판 앞의 선생님에서 이제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한 명의 도전자로 거듭난 윤창성의 얼굴은 그저 밝기만 하지 않았다.
이돈우는 몇 해 전 단 하나의 오답으로 1위를 놓쳤던 아픔을 딛고, 뚜렷한 목표 하나로 다시 돌아왔다. 빈틈없는 사전 공부와 재도전에 걸맞은 실력, 누구보다 단단하게 다져온 열정은 “끝장을 보겠다”는 강단으로 빛났다. 과거의 상처를 딛고 선 이돈우의 순간은 프로그램의 긴장감과 깊이를 더하며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반면, 첫 출전임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유미경은 단추 문제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속도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인다운 대담함에 예선부터 결승까지 긴장감 넘치는 무대를 이어가, 기존 강자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도전자가 누구인지 각인시켰다. 유미경의 활약은 우리말 겨루기의 신선한 긴장을 불러일으켰다.
정답이 연이어 울려퍼지는 그 순간, 화면은 서로의 땀과 미소, 긴장된 눈빛을 섬세하게 담았다. 오롯이 한 자리 ‘65대 달인’이란 타이틀을 향해 달려가는 네 명의 도전자들. 비록 우승컵은 단 한 사람의 몫이지만, 한껏 치열하게 삶을 살아온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과연 누가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정답을 이어가며 주인공 자리에 오를지, 달인 탄생의 서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긴장으로 물들였다. 꿈을 향한 굳은 걸음과 인생의 희로애락이 진하게 교차한 이 무대의 결말은 6월 30일 월요일 저녁 7시 40분 ‘우리말 겨루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