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m30 바를 넘다”…듀플랜티스, 세계신기록 질주→장대높이뛰기 3연패 대업
도쿄 국립경기장에 긴장과 설렘이 흐르던 밤, 아먼드 듀플랜티스는 장대 하나에 모든 시선을 집중시켰다. 마지막 시기, 듀플랜티스가 6m30의 거대한 바를 넘자 관중들은 일제히 함성을 터뜨렸다.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과 단단한 집중력, 세계신기록으로 이어진 순간은 장대높이뛰기 역사의 새 장을 알렸다.
2025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은 15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 10여 명이 출전한 가운데, 듀플랜티스는 5m55부터 6m15까지 모두 1차 시기에 깔끔하게 통과하며 압도적인 페이스를 보였다. 경쟁자 에마누일 카라리스가 6m00을 성공하며 추격했으나, 6m10부터 연이어 실패하며 대결의 무게추는 점차 듀플랜티스에게 기울었다.

우승이 일찌감치 확정된 후에도 듀플랜티스는 다시 한 번 세계신기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6m30에 도전한 그는 3차 시도에서 짜릿하게 바를 넘었고, 트랙 위에 앉아 감격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로써 듀플랜티스는 자신의 개인 통산 14번째이자, 남자 장대높이뛰기 역대 1위부터 14위 기록 모두를 차지한 독보적 위치에 올랐다.
에마누일 카라리스는 6m00으로 2위, 커티스 마셜이 5m95로 3위를 차지했다. 듀플랜티스는 2022년 유진, 2023년 부다페스트, 2025년 도쿄에 이르기까지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세르게이 붑카 이후 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한 두 번째 주인공이 됐다. 붑카의 세계선수권 장대높이뛰기 6연패(1983∼1997) 기록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 것이다.
통산 올림픽 두 차례 금메달과 실내·실외 세계기록을 모두 장악한 듀플랜티스의 이름값은 이미 전설 영역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듀플랜티스를 시대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선수로 칭하며, 선수 본인 또한 대회 후 “완벽한 하루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장의 흥분은 다른 종목에서도 이어졌다. 여자 100m 허들에선 스위스의 디타지 캄분지가 12초24로 최초 세계선수권 우승을 달성했고, 남자 3,000m 장애물에서는 뉴질랜드 조디 비미시가 8분33초88로 정상에 올랐다. 여자 해머던지기마저 신기록 릴레이가 이어진 밤이었다.
완주의 숨결, 기록을 향한 염원이 응집된 한밤의 도쿄. 뜨겁게 뛰는 심장과 차분한 집중력의 교차 속에서 역사는 다시 쓰였다. 2025 세계육상선수권 현장은 선수와 관중, 그리고 꿈을 좇는 이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무대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