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측근 첫 특검 출석”…이종호,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로비 핵심 연결고리 드러나나
채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구명로비 의혹이 다시 한 번 정국의 격랑을 예고하고 있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0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처음 소환하며 정치권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 인사로도 주목받아 온 인물이다.
이날 오전 9시 14분, 이종호 전 대표는 구속 상태로 호송차를 타고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감색 정장에 마스크를 쓴 그는 취재진이 “김건희 여사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구명을 요청했는지” “임 전 사단장과의 인연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등을 잇달아 질문했으나 답변을 거부했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활용해, ‘멋쟁해병’ 단체채팅방 멤버들과 임성근 전 사단장의 혐의자 제외를 모의한 정황을 정조준하고 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2023년 8월 공익신고를 접수한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내가 VIP한테 얘기하겠다”라고 밝힌 사실이 공개되며, 구명로비설의 한가운데 선 바 있다.
지난 7월 특검은 이 전 대표의 자택 및 차량을 압수수색했으며, 8월에는 한강변에서 휴대전화를 파손하려던 정황에도 주목해 수사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멤버인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 사업가 최택용 씨 등을 연이어 불러 이 전 대표와 임 전 사단장과의 관계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종호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도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된다. 그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 대상자로, 1차 주가조작 주포였던 이정필 씨에 대한 선처를 명목으로 8천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이미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는 중이다. 도이치모터스 2차 조작 시기에는 김건희 여사 계좌 관리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여권 주변 차명계좌 관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특검팀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8차 조사를 위해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을 직권남용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소환했다. 김 전 단장은 2023년 8월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넘긴 채상병 사건 기록을 압수수색영장 없이 무단 회수한 혐의, 그리고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특검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전 대표 관련 이슈가 김건희 여사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그리고 군 관련 구명로비로까지 확장되는 양상이라서다. 이날 국회는 채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며, 특검행보에 따라 여야 간 정면 충돌이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