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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암 넘어선 미소”…디온 샌더스, 극복의 힘→스포츠계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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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암 넘어선 미소”…디온 샌더스, 극복의 힘→스포츠계 울림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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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조명 아래, 한때 세상을 누볐던 영웅의 얼굴에는 진한 그을음과 압도적 미소가 함께 스며 있었다. 디온 샌더스는 조용한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자마자 "치열한 싸움이었다"는 말로 그간의 고통과 희망을 집약했다. 자리에 모인 이들은 숙연한 마음으로 그의 고백을 들었고, 샌더스는 마침내 방광암 완치라는 기적적인 소식을 전했다.

 

29일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열렸던 기자회견에서, 샌더스는 감독 자격으로 단상에 섰다. 그는 "쉬운 길은 아니었으나 해냈다"며 투병 과정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동시에 방광암 진단 당시의 충격과 이로 인한 드라마틱한 회복 서사를 함께 공개했다.

“치열한 암 투병 고백”…디온 샌더스, 방광암 완치 판정 받아 / 연합뉴스
“치열한 암 투병 고백”…디온 샌더스, 방광암 완치 판정 받아 / 연합뉴스

디온 샌더스는 NFL과 MLB를 오가며 미국 스포츠계를 상징해 온 희귀한 기록의 주인공이다. NFL에서는 1라운드 지명 이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와 댈러스 카우보이스 소속으로 두 차례 슈퍼볼 우승의 중심에 섰다. 야구에서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중견수로 월드시리즈의 그라운드를 밟았다. 슈퍼볼과 월드시리즈 무대를 모두 경험한 유일한 인물로 남아 있다.

 

최근 들어 여러 차례 건강 위기를 겪었던 샌더스는 2021년 혈전으로 인해 발가락 두 개를 절단했으며, 정기 건강검진을 받던 중 우연히 방광암을 진단받았다. 이어 방광 제거 수술에 나서 현재는 기저귀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을 숨김없이 밝혔다. 그는 "방광을 통제할 수 없어도 부끄럽지 않다"며 자신의 상태를 담담히 받아들이겠다는 각오도 함께 전했다.

 

또한 암 투병 중 11㎏에 이르는 체중 감량에도 불구하고 "현역 시절과 다름없는 마음"이라며 강인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샌더스는 "보통 암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삶의 마침표처럼 느껴지지만, 나는 끝에 머물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덧붙였다.

 

콜로라도 버펄로스의 감독으로 새로운 시작을 다짐한 샌더스의 목소리는, 전설을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팬들에게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미국 스포츠계와 팬들은 그의 회복 소식에 진한 응원의 박수를 보냈고, 삶을 향한 긍정적인 에너지와 희망을 다시 한 번 느꼈다는 반응을 전했다.

 

유난히 뜨거운 여름, 누군가는 이 무대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배우기도 한다. 질문 없는 다큐멘터리처럼, 디온 샌더스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인생의 또 다른 챔피언이 됐다. 연단 위에서 전한 그의 여운은 콜로라도 버펄로스의 다음 경기가 열릴 때마다, 새로운 응원의 물결로 돌아올 전망이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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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온샌더스#콜로라도#방광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