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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예능 출연 둘러싼 책임 공방”…이재명 대통령, 야당-여당 격돌 속 ‘국민소통’ 강조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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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소통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의 부적절한 행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 녹화에 참석했다. 이 시점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국가전산망이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직후여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유엔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곧바로 화재 대응과 민생 현안을 지도했고, ‘냉부해’ 출연은 국민과의 소통 강화 차원이라고 반박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부부의 방송 출연에 대한 비난은 과도한 정치 공세”라며 “이 대통령은 귀국 직후 화재 대응 지시와 회의를 직접 챙기고,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뒀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 출연은 국민께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고, 그 과정을 국민께 설명드리는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또 백 원내대변인은 “모든 사안을 정치공세로 삼는 국민의힘의 행태는 국정 발목잡기에 불과하다”며, “대통령을 평가하는 기준은 국정 성과와 민생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잃어버린 48시간’ 주장에 대해서도 “오히려 윤석열·김건희의 국정 농단과 불법 계엄에는 침묵하면서 지금의 상황만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가재난 사태 와중에 예능 출연은 ‘골든타임’을 허비한 것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공무원들이 복구에 힘쓰던 때 대통령 부부는 예능 녹화에 임하고 있었다”며 “이는 국민 모독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방송 방영 연기를 요청한 것은 국가 위기 속에 대통령이 한 일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이제라도 국민께 솔직히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 대통령이 화재 이후 이틀 동안 행정안전부 장관을 대면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재난 수습 책임자인 행안부 장관과 소통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대통령실의 관련 해명에 대해 “형사 고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화재 당일 및 이후 이틀간 일정, 주요 지시 사항을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다. 아울러 28일 오후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 이후, JTBC 측에 방송의 방영 연기를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사안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실은 국민과의 소통 노력임을 재차 강조하는 한편,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재난 대응 책임을 물어 추가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국회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향후 추가 질의와 본격적인 진상 규명 공방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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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