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베어 문 고현정, 죄의식과 단호함이 교차한 밤”→정이신의 고백 그 후 파문
빨간 사과가 조용히 베어 물리는 순간, 정이신을 연기한 고현정의 눈빛은 화면 너머로 슬픔과 단호함을 동시에 건네며 시청자 마음을 뒤흔들었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4회는 과거의 폭력과 얽힌 상처, 그리고 그것을 직면하는 순간마다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끌어올렸다. 세상이 품지 못한 죄와 참회, 어머니이자 범인으로 살아온 정이신의 고백은 보는 이들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차수열은 어린 시절 어머니 정이신이 처음 살인을 저질렀던 현장으로 향하며, 모방 범죄의 매듭을 찾아 나섰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집 안에서는 아버지의 폭력이 남긴 흔적과 엄마의 흐릿한 웃음이 교차한다. 집요하게 차수열을 흔드는 범인의 실체는 진실에 가닿고, 사진 한 장 속 정이신의 고요한 행위가 모든 퍼즐의 실마리가 된다. 사과를 입에 댄 정이신의 표정, 속을 알 수 없는 미묘한 눈동자는 죄의식과 결의, 그리고 마주한 운명을 직감하는 슬픔까지 담겨 있다.

경찰 최중호 앞에서 정이신은 거부할 수 없는 진실을 마침내 털어놓는다. 자신의 어두운 선택을 고백하며, 동시에 차수열의 안전과 미래를 부탁하는 말에는 어른으로서의 슬픔과 갚을 길 없는 분노가 절제돼 드러났다. 이 순간, 세 인물 조금씩 비틀어진 인연은 완전히 새로운 서사의 첫 장을 펼친다. 정이신이 이토록 복합적인 존재가 된 이유, 그리고 증오조차 새롭게 배치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드러난 순간, 시청자들은 그녀의 결정을 새삼 돌아보게 된다.
조용한 동작에 담긴 격렬한 감정은 제작진과 배우 고현정, 조성하의 긴장감 넘치는 호흡으로 더욱 농익었다. 살아남으려던 한 인간의 심연, 그리고 세상에 맞설 때 선택한 사과 한 입의 상징성은 이날 밤 무엇보다 깊은 여운을 남겼다. 정이신을 지켜보는 사마귀의 시선은 새로운 구원의 의미이자, 죗값에 맞선 슬픈 각오로 비쳤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4회는 오는 9월 13일 밤 10시, 진실의 문을 두드리는 고현정의 연기와 함께 시청자 앞에 다가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