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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개입 의혹 정면충돌”…조희대 대법원장, 오후 6시 직접 입장 예고
정치

“대선 개입 의혹 정면충돌”…조희대 대법원장, 오후 6시 직접 입장 예고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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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과 사법부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17일 오후 6시 퇴청 시 청사 앞에서 최근 불거진 ‘이재명 대통령 사건 개입 의혹’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힌다고 대법원 측이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대선 직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회동하며 ‘이재명 사건은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한다’고 언급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와 특별검사 도입, 탄핵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공세를 높여왔다.

 

대법원 관계자는 “최근 정치권 등의 의혹 제기에 대해 대법원장이 오후 6시 퇴청 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사건 의혹의 핵심인 회동설과 관련해 취재진 앞에서 직접 발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중앙홀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안경을 고쳐 쓰는 조희대 대법원장(9월 12일). /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중앙홀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안경을 고쳐 쓰는 조희대 대법원장(9월 12일). / 연합뉴스

정치권의 움직임도 거세졌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사흘 후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오찬을 함께 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한다’고 했다고 한다”며, “제보가 사실이라면 사법부 독립과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을 넘어 내란을 옹호하고 한덕수에게 정권을 이양할 의도로 대선판에 뛰어든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조 대법원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덧붙였고,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사실이라면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과 정치 개입은 즉각 규명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내란 특검은 이 충격적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 “존경받아야 할 사법부 수장이 정치적 편향성과 의혹 제기 때문에 사퇴 요구를 받는 상황에서 대법원장 직무 수행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는 등 사퇴·특검 요구를 이어갔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의혹이 사실일 경우 “사법부의 국정농단이자 쿠데타”라고 규정했고, 김병주·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사건이 사실이면 희대의 국정농단, 국헌문란”이라며 책임론을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내란전담재판부 도입 논의도 본격화했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내란전담재판부 도입이 논의되고 있으며, 후보 추천권에서 국회 몫을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조 대법원장은 법률과 헌법을 위반했다고 보며, 탄핵이 당연하다”고 주장했으나, 같은 당 김남희 의원은 “사법부 개혁은 섬세한 작업인데 정치의 자제력이 요구된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측은 “조 대법원장과 회의나 식사를 한 사실 자체가 없고, 개인적 친분도 전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한덕수 측은 회동설 자체를 부인하며, 회동 사실 부재를 명확히 했다.

 

민주당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직선거법 사건 대법원 파기환송과 중앙지법 내란 재판 지연을 문제 삼으며, 조 대법원장의 즉각 사퇴를 거듭 촉구해 왔다. 여야 공방과 사법부 입장 표명이 첨예하게 맞선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날 오후 6시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향후 정국에 파장이 예상된다.

 

정치권은 대선 개입 의혹과 조희대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을 두고 정면 충돌 양상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의 특검 및 탄핵 압박과 한덕수 전 총리 측의 반박이 평행선을 그리는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밝힐 공식 입장에 추가 쟁점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 향후 여권과 야권간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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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더불어민주당#한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