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바닷바람을 따라”…기장, 휴식과 놀이가 어우러진 여행지로 주목
바다와 어우러지는 자연을 기대하며 기장을 찾는 이가 많아졌다. 예전에는 단순한 해안 드라이브 코스 정도였지만, 이제는 휴식과 체험, 가족의 추억까지 담을 수 있는 여행지로 자리매김했다. 그만큼 바닷소리와 함께하는 하루가 일상에 새로운 리듬을 선사한다.
기장 여행의 시작은 푸른 동해를 등지고 선 해동용궁사에서부터 열린다. 파도가 닿는 암벽 위, 고려시대부터 전해진 전설과 고요함이 깃든 사찰엔 절로 마음이 차분해진다는 이들이 많다. 108계단을 따라 내려가며 만나는 달마상과 바다 풍경, 굴법당의 득남불까지, 소소한 재미와 소원을 함께 담는 발걸음이 이어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SNS에는 루지 체험 인증샷, 동화마을 산책 소감 등 다양한 후기들이 오르내린다. 특히 스카이라인루지 부산은 동해 바다를 내려다보며 달릴 수 있는 색다른 액티비티로, 연인과 친구, 아동 동반 여행객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2.4킬로미터에 이르는 네 개의 트랙은 난이도별로 구성돼 누구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평이다.
현장에선 “도심에서 받는 피로감을 잠시나마 날릴 수 있었다”는 방문자의 고백이 잦다. 부산 관광업계 관계자도 “기장은 해돋이에서 가족 액티비티, 감성 테마파크까지 계절마다 이유 있는 방문이 이어지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여행의 목적이 단순 휴식만은 아닌 셈이다.
안데르센 동화마을에서의 감상도 다르지 않다. 바로크 양식의 정원을 산책하며 동화 속 장면을 떠올리는 어른, 직접 동화 속 주인공이 돼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푸근하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멀리 가지 않아도 가족이 온전히 쉬고 교감할 수 있는 곳”, “사진 찍을 곳이 많아 SNS에서 자랑하기도 좋다”며 작지만 소중한 일상이 쌓여간다고 이야기한다.
아무리 작게 시작해도, 색다른 공간에서 마주하는 풍경과 감정은 여행의 의미를 조금씩 바꾼다. 기장은 이제 동해안의 평범한 해변을 넘어, 머물고 걸으며 나눌 수 있는 평온과 즐거움의 새로운 기호가 됐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