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여왕의 귀환”…현정화, 세계마스터즈 첫 1호 등록→강릉 부흥 이끈다
장대비가 내리는 탁구장에 익숙한 이름이 가장 먼저 적혔다. 현정화가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 첫 선수로 이름을 올린 순간, 현장은 박수와 환호로 벅찬 기대를 품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전설이자 대한민국 사상 첫 세계탁구 단일팀의 주역이 다시 한 번 라켓을 들었다는 사실에, 오래된 감동이 선명히 되살아났다.
2026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 참가 접수는 24일부터 시작됐다. 초대 1호 접수자는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수석부회장이 맡았다. 월드 챔피언 출신이자 1993년 세계탁구선수권 단식 정상, 1989년 도르트문트 혼합복식 우승, 1991년 남북 단일팀 여자단체전 금메달 등, 단식과 복식, 단체까지 모든 종목 석권 경력을 가진 ‘탁구 레전드’의 선두 등록은 대회 상징성을 한층 높였다.

현정화는 국제탁구연맹 명예의 전당에 오른 국내 유일 인물로, 대한민국 최초의 개최지 강릉을 대표하는 선수로도 각인됐다.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은 2년 주기로 40세 이상 동호인 및 전 · 현직 선수가 참가하는 글로벌 생활체육 축제다. 남녀 단식과 복식, 혼합복식 등 5개 종목, 5세 구분 11개 연령대 대항으로 치러진다. 최근 2024년 로마 대회에서는 109개국에서 6천100여 명이 참가해 기록을 세웠고, 강릉 대회에서는 4천 명 이상이 라켓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 슬로건 ‘Serve Your Dream’은 각국 생활체육 선수가 꿈을 향해 모이는 취지를 담고 있다. 참가 접수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등록할 경우 210달러(약 28만원), 내년부터는 270달러로 조정된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대회 홍보와 시설 개선 등 세심한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며, 스포츠 도시로서의 위상 강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함께 기대했다.
비를 머금은 강릉의 여름, 탁구 한판에 꿈을 싣는 이들의 모습은 스포츠의 힘을 다시금 일깨운다. 2026년 강릉에서 펼쳐질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는 대회 등록의 주인공 현정화와 함께 대한민국 스포츠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