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늘리며 비만 잡는다”…한미약품, 혁신 신약 전략 공개
근육 증가와 체지방 감량을 동시에 실현하는 신개념 비만 치료제가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2025년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공개한 비만 신약 파이프라인은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작용 기전으로, 산업 내 파급력이 주목된다. 업계는 한미약품의 이번 발표를 ‘치료제 경쟁 구도의 변화’로 평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EASD 2025에서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HM15275), 신개념 비만치료제(HM17321), 그리고 경구용 비만치료제(HM101460) 등 3개 신약 후보의 비임상 연구 6건을 발표했다. HM17321은 근육 내 단백질 분석과 비만 영장류 모델 실험을 통해, 근육량 증가와 체지방 선택적 감량 기전을 입증했다. 전해민 R&D센터 임상이행팀장은 "근세포 위성세포 분화와 mTOR(라파마이신 표적 단백질) 경로 활성화로 근 성장 효과를 증명했으며, 대사 적응에 따른 혈당 조절 개선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HM17321은 근손실 방지가 아니라 기존 약물로 볼 수 없었던 ‘순수 근육 증가’와 ‘체지방 선택 감량’을 같이 이루는 세계 최초 혁신 신약으로 개발되고 있다. 동물 모델에서 복수 인크레틴(인슐린 분비 촉진 호르몬)과 병용 시 체중 감량과 제지방 유지, 혈당·중성지질 저하, 혈압 감소 등 복합적 대사개선 효과가 관측됐다. 임상 1상 진입 직전 단계로, 한미약품은 동 연구를 통해 인체 효능 재현 가능성도 언급했다.
또 한미약품은 삼중 작용제 HM15275를 통해 체중 25% 감량 및 근 손실 최소화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EASD 발표에서는 지방조직의 갈색화 촉진, 에너지 대사 증대를 통해 현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약물 대비 진일보한 결과를 제시했다. 위고비·마운자로 등 기존 시판 주사제 대비 체중 감소 효과와 혈당 조절력 모두 우위를 보였으며, 장기 투약 시 글로벌 경쟁 약물 ‘레타트루타이드’보다 높은 체중 감량 효능과 근육 보존을 입증했다.
경구용 저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 HM101460도 최초 공개됐다. 이 후보물질은 G-단백질 편향 활성을 활용해 경구 투여만으로 지속적 약효 발현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만성 비만 치료 공정 간소화 및 환자 편의성 극대화 측면에서 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
전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은 노보노디스크·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선두 기업들이 GLP-1 계열 약물로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약물은 대체로 체중 감소와 함께 근손실이 동반된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한미약품의 비만 신약 파이프라인은 이러한 시장의 미충족 수요, 즉 체지방만을 선택적으로 감량하며 근육을 보존하거나 오히려 증가시키는 혁신적 모델로서 차별화를 내세운다. 경쟁사 대비 작용 기전의 복합성, 대사 적응 효과, 안전성 데이터 등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해외 사례로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레타트루타이드 등도 선보여 시장 확장 중이나, 이번 한미약품의 연구 성과는 경쟁 구도 자체에 판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평가다. 식약처 및 글로벌 주요 규제기관에서도 인체 데이터 확보와 비임상 안전성 추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2030년까지 상용화 목표, 빠르면 2026년 일부 신약의 임상 2상 진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한미 비만 치료제의 상용화가 신약 시장 재편은 물론, 치료 패러다임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