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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밖 전설 맞붙는다”…넥슨, 아이콘매치 서울 개최로 e스포츠 위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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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밖 전설 맞붙는다”…넥슨, 아이콘매치 서울 개최로 e스포츠 위상 강화

정유나 기자
입력

레전드 축구 선수들이 게임을 넘어 현실에서 그라운드를 누빈다. 넥슨이 오늘(13일)과 14일 이틀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여는 ‘2025 아이콘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이벤트 대회는 IT·게임 기반의 e스포츠 산업이 어떻게 오프라인 팬덤과 결합하는지 보여준다. 올해는 FC 시리즈 게임에서만 만날 수 있던 은퇴 선수들이 실제로 한자리에 모여 직접 축구 경기를 펼친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 업계는 이번 대회가 ‘온라인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융합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넥슨이 주최하는 아이콘매치는 ‘FC 온라인’과 ‘FC 모바일’에 구현된 ‘아이콘 클래스’ 레전드들이 실제 팀을 꾸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공격수로만 꾸려진 ‘FC 스피어’와 수비수로만 구성된 ‘실드 유나이티드’가 맞붙는 구조로, 올해는 지난해 패배를 설욕하고자 FC 스피어 측이 선수진을 크게 보강했다. 박지성, 티에리 앙리, 가레스 베일, 웨인 루니, 호나우지뉴 등 양팀 고유의 스타군단이 대거 합류하며 전성기 시절 몸값만 1조4000억원이 넘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는 독일 축구 전문 플랫폼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 전체와 맞먹는 수준이다.

기술적으로 이번 대회는 게임과 현실을 유기적으로 연동하는 점이 특징이다. 넥슨이 개발한 ‘25IM’ 신규 클래스는 실제 경기 결과에 따라 가상 캐릭터의 능력치가 실시간 반영되는 라이브 퍼포먼스 시스템을 적용한다. 클라우드 데이터 연동 및 모바일 라이브 중계와 함께 선수가 필드에서 보여준 퍼포먼스가 게임 내 가상 능력치로 전환된다. 특히 이번 시스템은 게임 내 등급 산정 방식을 기존 단순 수치 기반에서 경기 영상·데이터 실측 기반으로 고도화했다.

 

아이콘매치가 흥행 이벤트로 부상한 배경에는 오프라인 팬덤 결집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사전 예매와 공개 예매 모두 수분 만에 전석 매진됐고, 14일 메인 경기에는 6만여 관중이 상암벌을 채운다. 팬들은 게임·e스포츠와 실물 경기 모두에서 레전드 선수의 플레이를 체험할 수 있고, 경기 결과가 곧장 게임 내 선수 성능과 연동된다는 점에서 몰입도를 높였다. 게임 플랫폼 사업자는 물론 오프라인 스포츠 마케팅 산업까지 수혜가 분산되는 구조다.

 

글로벌 시장과의 비교에서도 아이콘매치의 실험은 주목받는다. 유럽·북미에서는 EA스포츠, FIFA eLegacy 시리즈 형태로 온라인-오프라인 통합 행사가 간간이 열렸으나, 넥슨처럼 전설급 선수단을 양팀 별로 꾸려 게임과 실물 경기를 동기화한 사례는 전무하다. 일부 외신에서는 아르센 벵거와 라파엘 베니테스 등 명장 감독 대결, 부폰-카시야스 골키퍼 대립 구도 역시 ‘e스포츠와 스포츠 레전드의 환상적 융합’으로 평가했다.

 

다만 산업계 일각에서는 ‘게임 능력치와 실물 경기 동기화’가 데이터 신뢰성, 팬 대응 방식 등에서 새로운 과제를 던질 수 있다고 본다. 실시간 데이터 연동에 대한 투명성 확보, 선수 퍼포먼스 평가 기준의 정교화 등 산업적 진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넥슨 역시 “경기 밸런싱, 혁신적 마케팅으로 새로운 팬 경험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IT기술과 스포츠, 게임 콘텐츠 산업 간 경계가 점차 사라지는 흐름에 주목한다. e스포츠 전문가 박정우 연구원은 “오프라인 현장 기반의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데이터 연동형 게임 플랫폼을 접목하는 시도는 한국 IT·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주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업계는 넥슨의 아이콘매치가 기존 e스포츠 산업을 넘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패러다임을 선도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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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아이콘매치#fc온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