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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호 홈런 작렬”…칼 롤리, 스위치 타자 기록 타이→MVP 경쟁 불 붙었다
스포츠

“54호 홈런 작렬”…칼 롤리, 스위치 타자 기록 타이→MVP 경쟁 불 붙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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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친 후 T모바일 파크에는 묵직한 기대감이 맴돌았다. 홈런을 기다리는 이들의 마음이 켜진 조명 아래로 모였다. 칼 롤리의 스윙이 휘어지던 1회, 팬들의 시선과 함성이 거침없이 교차했다. 약속처럼 담장을 넘긴 큼지막한 아치는 순간의 열기와 롤리의 투지를 동시에 증명했다.

 

15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경기. 롤리는 1회 첫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실투를 정확히 받아쳤다. 공은 힘차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 시즌 54호 홈런이 됐다. 이 한 방으로 롤리는 1961년 미키 맨틀이 세운 메이저리그 스위치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좌타석에서 34홈런, 우타석에서 20홈런을 보태는 흔치 않은 양손 파워는 시즌 내내 매리너스 타선에 힘을 보탰다.

“54호 홈런 작렬”…롤리, MLB 스위치 타자 최다 타이 / 연합뉴스
“54호 홈런 작렬”…롤리, MLB 스위치 타자 최다 타이 / 연합뉴스

이날 홈런은 단순한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 롤리는 아메리칸리그 MVP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에런 저지와 뜨거운 맞대결을 이어가게 됐다. 이미 포수로서 43홈런을 친 롤리는 2003년 하비 로페스의 MLB 포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42개)도 뛰어넘었다. 여기에 지명타자로 11개를 추가하며 54홈런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완성했다.

 

이제 남은 기록은 한순간의 아치에 달려 있다. 단 1개의 홈런이면 스위치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만약 56홈런에 도달하면, 켄 그리피 주니어(56개)와 함께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 역사도 다시 쓴다. 아메리칸리그에서 60홈런을 넘긴 선수로는 베이브 루스, 로저 매리스, 에런 저지 등 단 세 명뿐이다. 롤리를 향한 팬들의 기대와 환호는 한층 고조됐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롤리의 홈런에 힘을 얻어 남은 경기에서도 선두권 추격을 이어갈 채비다. 선수 개개인의 대기록과 더불어 팀 전체의 사기 역시 한층 높아진 분위기다.

 

가을 공기는 조용히 짙어지고 있다. 기록 앞에서 흔들림 없는 눈빛을 보인 롤리, 그리고 매 경기 새로운 역사를 꿈꾸는 동료들의 모습은 팬들의 마음에 오래 남을 울림을 남겼다. MLB 정규시즌의 막바지, 시애틀 매리너스와 칼 롤리의 또 다른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질 예정이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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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롤리#시애틀매리너스#ml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