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줄인 내시경 감압술”…강동경희대병원, 요추 신경근병증 수술 새 옵션 부각

요추 신경근병증 환자 치료 전략이 보다 정밀한 미세침습 수술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안용 교수 연구팀이 재발과 잔여 통증 문제가 적지 않았던 기존 내시경 감압술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한 새로운 수술법 확장형 요추 추간공 내시경 감압술 Extended TELF을 제시하고, 중기 추적 연구를 통해 임상적 우수성을 확인했다. 영상 지표와 통증, 기능, 만족도 데이터를 2년간 비교한 결과 초기 통증 감소 속도와 장기 통증 지표 모두에서 기존 술식보다 나은 성적을 보여, 척추 내시경 수술 시장의 치료 패턴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업계와 의료계에서는 경막과 신경근 주변을 최소 손상 범위 내에서 넓게 감압하는 기술이 향후 퇴행성 요추질환 수술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요추 신경근병증은 허리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 신경공과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려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허리 디스크 돌출, 퇴행성 변화로 인한 뼈와 인대 비대 등으로 통로가 좁아지면 전기가 오는 듯한 방사통과 감각 이상이 발생하고, 진행되면 보행 장애와 하지 근력 저하로 일상생활이 크게 제한될 수 있다. 초기에는 약물 요법과 주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를 우선 적용하지만 호전이 없을 경우 신경을 직접 압박하는 구조물을 제거하고 통로를 넓혀주는 감압술이 필요해진다.  

현재 신경근병증에서 널리 시행되는 내시경 감압술은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고 근육과 연부조직 손상을 줄여 회복을 빠르게 한다는 점에서 미세침습 수술의 대표적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기존 추간공 내시경 감압술은 신경공 내 특정 방향으로만 접근해야 하는 구조적 제약 탓에 신경이 지나는 통로를 충분히 넓히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수술 직후에는 증상이 나아지더라도 시간이 지나 다시 신경공이 좁아지는 재협착과 잔여 통증이 남는 사례가 적지 않았고, 일부 환자에게서는 추가 수술이 필요해지는 부담도 존재했다.  

특히 뼈와 인대가 비대해지며 신경공의 상측, 하측, 후방 등 다양한 방향에서 신경근을 누르는 경계부 압박이 대표적인 난제로 꼽혀 왔다. 경계부 압박은 해부학적 위치 특성상 기존 내시경 기구가 접근하기 까다로워 수술자가 충분한 감압을 시도하면 오히려 신경 손상 위험이 커지는 딜레마가 있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안용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현실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접근 경로를 확장하고, 신경공 상하후방 경계까지 포함하는 넓은 범위를 보다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수술 설계를 재구성한 확장형 요추 추간공 내시경 감압술 Extended TELF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확장형 요추 추간공 내시경 감압술의 임상적 성적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요추 신경근병증 환자 131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동일한 적응증을 가진 환자를 기존 내시경 감압술 적용군 67명과 확장형 감압술 적용군 64명으로 나누고, 수술 후 2년까지 영상 소견과 함께 통증 지표 VAS, 기능 장애 지표 ODI, 환자 만족도 지표 Macnab 기준을 추적 관찰해 감압 효과와 합병증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확장형 요추 추간공 내시경 감압술은 기존 내시경 감압술 대비 초기 통증 감소가 더욱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직후와 단기 추적 시점에서 VAS 통증 점수가 유의하게 낮았고, 2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통증 지표 차이가 유지되며 장기적 통증 조절 측면의 우위를 드러냈다. 기능 장애를 평가하는 ODI에서도 전반적인 개선 폭이 컸고, 특히 일상생활과 보행 기능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실제 환자 체감 효과도 높게 나타났다.  

환자 만족도를 나타내는 Macnab 기준에서는 우수와 양호를 합친 비율이 확장형 감압술군에서 92.2퍼센트로 집계돼, 기존 술식 적용군의 85.1퍼센트보다 높았다. 이는 통증 감소뿐 아니라 수술 후 활동성, 삶의 질 측면에서도 새로운 술식이 더 낫게 평가됐다는 의미다. 주목할 점은 감압 범위를 상하후방 경계까지 넓힌 적극적 감압 전략에도 불구하고 신경 손상, 유의미한 출혈, 감염 등 주요 합병증 발생률이 기존 내시경 감압술과 통계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확장형 추간공 감압술이 기존 내시경 수술의 장점인 미세침습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감압 효과를 극대화한 술식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확장형 요추 추간공 내시경 감압술의 핵심은 신경공의 상측과 하측, 후방 경계부까지 감압 범위를 확장해 기존 내시경 접근으로는 놓치기 쉬웠던 압박 부위를 정밀하게 해소하는 데 있다. 병리 구조에 따라 다양한 방향에서 동시에 신경근이 눌리는 상황에서도 입체적으로 병변을 제거해 남아 있는 압박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술 직후 신경 부종과 잔여 압박이 겹쳐 발생하던 초기 통증을 줄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신경공이 좁아지는 재협착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또한 이 술식은 수직형 협착과 동적 협착처럼 허리 움직임에 따라 신경공 형태와 압박 위치가 달라지는 복잡한 병변에도 폭넓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내시경 기술이 일종의 평면적 감압에 가까웠다면, 확장형 감압술은 3차원적으로 경계부를 포함한 통로 전반을 재구성하는 개념에 가깝다는 평가다. 척추 유합술을 동반하지 않고도 충분한 감압을 달성할 수 있는 환자군이 넓어질 경우, 국내외 척추 수술 시장에서 유합술 대비 미세침습 감압술의 비중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에서는 이미 미세침습 척추수술과 척추 내시경 수술이 퇴행성 요추질환 치료의 주류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다채널 내시경과 양방향 내시경 같은 새로운 플랫폼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요추 협착증에 대해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감압 범위를 설정하고, 유합술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이 개편되는 추세다. 이런 맥락에서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의 Extended TELF와 같은 확장 개념의 내시경 감압술은 글로벌 미세침습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국내 의료진이 축적해 온 내시경 술기와 영상기기 활용 역량이 새로운 수술 기법을 통해 국제 학술지에 소개되면서, 아시아권 척추 내시경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다만 미세침습 척추 수술은 환자 선별 기준과 수술 범위 설정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로 꼽힌다. 보험 급여 체계, 장비 도입 환경, 수술자 교육 시스템 등 제도적 요소와 학술적 근거가 함께 정교화돼야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보편적 표준술식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다. 특히 영상 유도 하 내시경 수술은 방사선 노출 관리와 장비 표준화, 품질 관리에 대한 규제와 가이드라인 논의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용 교수는 확장형 요추 추간공 내시경 감압술이 신경근병증 환자의 치료 전략을 업그레이드하는 새로운 선택지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연구 설계의 한계도 함께 짚었다. 후향적 연구 특성상 환자군 구성과 술자 경험 등 변수를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언급하며, 향후 더 큰 규모의 전향적 연구를 통해 환자 선택 기준과 감압 범위 설정 프로토콜을 표준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 데이터베이스 SCIE에 등재된 임상의학저널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미세침습 척추수술 분야에서 국내 의료진이 제안한 확장형 내시경 감압술이 학문적 검증과 임상 적용을 병행하며 확산할 경우, 척추 유합술 중심이었던 기존 시장 구조에도 점진적 변화가 뒤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산업계와 의료계는 새로운 수술법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얼마나 폭넓게 채택되고, 장기 추적 데이터로 안정성과 효과를 재확인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