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0.2배 자산주 재조명”…대성산업, 강남고속터미널 재개발 기대에 급등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재개발 기대가 커지면서 인근 1,000평 규모 핵심 부지를 보유한 대성산업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고 있다. 단순 에너지주에서 강남 재개발 수혜 자산주로 부각되자 극심한 저평가를 반영하려는 매수세가 유입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터미널 지하화와 복합 개발 구상에 따른 토지가치 상승 기대를 배경으로 보면서도, 단기 과열과 수급 불안이 투자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성산업 주가는 지난달 27일 4,515원에서 최근 5,980원까지 상승하며 약 2주 만에 32%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달 3일에는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며 6,230원까지 치솟은 뒤 숨 고르기 조정을 거쳤고, 이날 장중 다시 전일 대비 16% 이상 급등하며 6,000원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5일·20일 이동평균선을 모두 상향 돌파한 가운데 N자형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기술적 상승 탄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분석] 강남 1000평 알짜 부지의 힘… 대성산업, 터미널 재개발로 자산가치 재평가](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0/1765339749436_7183441.jpg)
이번 랠리를 견인한 핵심 모멘텀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재개발 이슈다. 대성산업이 재개발 구역과 맞닿은 약 1,000평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부각되면서, 단기 테마가 아닌 자산 가치 재평가 국면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시장에서는 터미널 지하화와 복합 상업·업무·주거시설 개발이 본격 추진될 경우 인근 토지 용도 변경과 지가 상승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현재의 낮은 시가총액이 향후 개발 이익과 자산가치 상승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수급에서는 개인이 상승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외국인은 차익 실현에 나서는 전형적인 개인 수급 주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외국인은 23만 주가 넘는 순매도를 기록하며 보유 비중을 1.0% 수준까지 낮췄다. 지난달 18일 3.5%였던 외국인 지분율이 단기간에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셈이다. 매수 상위 창구는 개인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이 사실상 독식하는 구조로, 손바뀜이 활발해지며 변동성이 키워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대성산업은 시가총액 2,705억 원, 상장주식수 약 4,500만 주 규모의 코스피 중소형주로, 시가총액 기준 658위에 위치해 있다. SK이노베이션, S-Oil 등 정유·에너지 대형주와 비교하면 체급은 작지만 PBR 0.21배 수준에 머무는 극단적인 저평가 종목이다. 회사가 보유한 토지와 자산 규모를 감안하면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강남 재개발 재료가 이 같은 밸류에이션 괴리를 좁히는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완만한 개선 조짐이 나온다. 2024년 결산 기준 대성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당기순이익은 64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극단적으로 낮은 PBR이 하방 경직성을 강화해주는 가운데 실적 턴어라운드가 더해지며 재무적 안전판은 일정 부분 확보된 셈이다. 다만 부채비율 171.9%, 유보율 515% 수준 등 재무 지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재개발 사업은 서울시의 도시정비 방향과 맞물려 구체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터미널 기능을 지하로 이전하고 지상부를 상업·업무·주거가 결합된 대규모 복합 공간으로 개발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인근 토지의 용도 변경과 상권 확장에 따른 지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많다. 시장에서는 대성산업이 보유한 약 1,000평 부지가 개발 구도상 필수 퍼즐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고 보며, 단기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 기업 가치 레벨업 요인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함께 떠오르는 리스크도 적지 않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김신한 이사는 이달 8일 장내에서 19만7,962주를 매도했다. 통상 임원·내부자 매도는 주가 급등 구간에서 고점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투자 심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이러한 매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재차 강세를 보이는 것은 재개발 재료의 강도가 강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되지만, 추가 내부자 매도 가능성은 투자자들이 주시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본업 경쟁력 강화도 중장기 주가 방어 요소로 거론된다. 대성산업은 기존 석유가스 유통 중심 사업에서 수소와 신재생 에너지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으며, 계열사 대성쎌틱을 통해 프리미엄 보일러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스마트팩토리 및 자동화 솔루션 사업 확대를 추진하면서 전통 에너지 기업 이미지를 벗고 성장주 성격을 일부 확보하려는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사업 다각화 노력이 향후 밸류에이션 정상화 과정에서 추가적인 프리미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기 주가 전략과 관련해 시장 관심은 전고점 6,230원 돌파 여부에 쏠린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6,230원을 뚜렷하게 상향 돌파하지 못할 경우, 이중 고점을 형성한 뒤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보수적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5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5,400원 수준을 주요 지지선으로 보고 이 수준이 붕괴될 경우 비중 축소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거래량을 동반해 6,230원을 상향 돌파할 경우 PBR 0.5배 수준을 향한 추가 상승 여지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등이 실적이 아닌 재개발 이슈라는 외부 변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특히 강조한다. 도시개발 사업 특성상 인허가와 사업구조 확정, 공사 기간 등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관련 뉴스 흐름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크다는 평가다. 외국인 지분율이 1%대로 하락해 수급의 질이 약해진 점, 내부자 매도가 발생한 점도 추격 매수 시 유의해야 할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향후 터미널 재개발 계획의 구체화 속도와 함께 대성산업의 본업 수익성 개선 여부가 중장기 주가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