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선출·총리 인준 정면 격돌”…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본회의 개최 강행 파장
상임위원장 재배분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갈등이 26일 정점으로 치달았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으나 협상은 끝내 결렬됐고, 국회는 본회의 개최와 상임위원장 일괄 선출을 두고 충돌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직접 만나 상임위원장 재배분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현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송언석 원내대표는 “야당이 의회 내 견제와 균형을 내세워 법제사법위원장이나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양보를 요구했지만, 야당에 위원장을 넘기는 상황에서 본회의 개최에 협력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어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에 협조를 재차 요청했다고 밝혔다.

합의 불발로 민주당은 27일 본회의를 강행해 예결위원장 등 공석인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에 나설 방침이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합의 처리가 바람직하지만 불가피하다면 내일 예결위원장 선임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대해 “본회의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개최할 경우 원내지도부와 의원총회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맞섰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논의도 이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야는 인사청문회 파행 이후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문진석,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 모두 “상황이 진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특별위원회 활동 기한 연장에는 여야가 뜻을 모아 관련 안건의 본회의 상정 및 처리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오후 국회에서 우상호 국회의장을 만났다. 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의장께 요청했다”며 “국정운영의 원활함을 위해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안 되더라도 30일 김민석 총리 인준안 표결을 진행해달라는 요청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이춘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김교흥,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한병도 의원을 각각 내정하고, 이날 예결위원 명단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예결위원 명단 제출을 보류하며 협상에서 돌아섰다. 우상호 의장은 여야 모두에게 24일 회동에서 “추경 심사를 위해 예결위원 명단을 이날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었다.
이날 우상호 의장과의 회동 참석 문제를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의자님(의장님)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와 운영수석이 만나기로 했는데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오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오늘 회동은 통보받지 못했다”며 다음 날 오전 다시 만나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은 이날 내내 상임위원장 선출과 총리 인준안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27일 본회의가 예정대로 열릴 경우 여야의 극한 대립이 다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30일 김민석 총리 인준 표결과 추가 국정 현안을 두고도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