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 환자 740만명 돌파”…만성질환·AI 진단 시장 주목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전국적으로 740만명을 넘어섰다. 최근 4년간 30% 이상의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며 개인 건강뿐 아니라 공공보건과 디지털 헬스 시장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특히 감기 등 감염성 비슷한 증상과 혼동이 잦아, AI 기반 감별 진단 및 정밀 관리 기술의 산업적 파급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만성질환 관리와 예측 분석 경쟁의 분기점”으로 이번 유병률 급증 현상을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740만2871명으로 2020년(563만8686명) 대비 31.3% 증가했다. 그중 20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 비율이 44.9%에 달해, 성인뿐 아니라 아동·학생 대상 건강관리 수요까지 동반 확대되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나 발작성 재채기, 맑은 콧물, 코 가려움 등이 동시에 1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 해석이다.

알레르기 비염의 미진단 및 미치료는 수면장애, 만성피로뿐 아니라 천식과 축농증, 중이염 등 동반·2차 질환의 위험도를 크게 높여 의료비 부담이 가중된다. 축농증 환자의 40%에서, 중이염 환자의 90%에서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된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 때문에 증상 감별 정확도를 개선하고, 구조적 요인(비강 구조, 코뼈 등)과 알레르기 원인(유전·환경적 인자)을 통합 진단·관리하는 플랫폼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의료AI 기업들은 감기와의 차이, 알레르기 원인 예측, 개별 환경 인자 분석 등 데이터 기반 감별 진단 모델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예를 들어 기계학습(머신러닝)으로 환자 증상 패턴, 유전체 위험인자, 계절별 환경오염 지표를 분석해 진단 정확도를 높인 서비스가 임상 시범단계에 진입 중이다. 기존 수기 문진 위주 평가를 보완, 환자의 실시간 상태를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원격 모니터링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도 확산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AI와 IoT(사물인터넷) 기반 비염·호흡기관리 장비, 맞춤형 정밀의료 소프트웨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유럽에서는 유전체 분석을 바탕으로 알레르기 위험도를 사전 예측하거나, 환경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 진단에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이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진단 정확도의 임상 검증과 개인정보 보호, 의료기기 소프트웨어(SaMD) 허가 등 상용화 장벽이 존재하지만, 최근 식약처의 원격진료·디지털 치료제 임시 허용 등 제도 개정 움직임이 시장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력, 유전·환경 요인 복합적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건희 교수는 “환경적 인자와 생활습관 개선이 유전적 한계를 완화하는데 중요하다”며 “AI 데이터, 유전체 정보와 임상 경험의 융합이 예방과 치료 혁신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 발전과 시장 확대가 실제 환자 삶의 질 개선과 의료시스템 효율화로 이어질지 관심을 쏟고 있다. 기술과 의료윤리, 데이터 보호 등 규제와 산업 발전 간 균형점이 충족돼야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