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협상 지체, 국회 운영에 부적절”…김병기, 여야 공방 속 원칙 강조

상임위원장 선출 문제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5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신속한 결정을 촉구하며 협상 장기화에 제동을 걸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 고 채수근 상병 묘역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너무 오래 끄는 것도 국회를 원활히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논의하되 결정할 시간이 되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협치가 중요하지만, 그것이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면 극도로 신중히 하겠다”며 조속한 결정을 예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내일 오후까지는 최선을 다해보고 그 이후 결정하겠다”며 데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했다.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비롯한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를 두고 여야 간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민주당은 오는 27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소집 방침을 밝히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회 운영의 원활함”을 강조함과 동시에, 협상이 지연될 경우 독자적으로 국회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자리에서 김병기 원내대표는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특검 수사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를 꼭 한번 밝혀 보겠다. 국가 정체성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이런 문제의 시시비비를 정확히 밝혀놓지 않으면 국가의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군에서는 명령을 따랐을 뿐인 젊은 군인을 은폐하기 위해 거대한 세력이 움직였다”며 사건 은폐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어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했다. 그는 “이 말에 100% 동의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전사, 임무 수행 중 사망, 군 복무 등 다양한 군인의 희생에 합당한 예우가 이뤄지고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신적 보상이 물질적 보상만큼 중요하다”며 “이 부분에 대한 국민적 컨센서스가 부족하다면, 이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상임위원장 재배분과 해병대 특검 등 주요 현안을 앞두고 협상 테이블에서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정치권은 김병기 원내대표의 이번 발언을 두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전략적 메시지로 평가하며, 민주당의 결단이 국회 운영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국회는 상임위원장 재배분 논의를 계속 이어가되, 추경안 등 시급한 현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 일정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여야 지도부의 협상 결과에 따라 27일 본회의가 정국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