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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반대 현수막 훼손”…주한미군 3명 재물손괴 혐의 불구속 송치
정치

“사드 반대 현수막 훼손”…주한미군 3명 재물손괴 혐의 불구속 송치

강민혁 기자
입력

경북 성주군 소성리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지역에서 주한미군이 사드 반대 현수막을 훼손한 사건이 불거지며 한미 관계에도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사드 배치를 두고 지속된 갈등이 다시 촉발된 가운데,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로 주한미군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경북 성주경찰서는 15일, 지난 4월과 5월 소성리 마을 일대에서 사드 반대 현수막을 뜯어간 주한미군 3명에 대해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문제 현수막에는 'NO THAAD! YES PEACE!' 등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영문 구호가 적혔다.

경찰 수사 결과, 4월 28일과 5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현수막 여러 개가 뜯겨나간 것으로 드러났으며, 인근 CCTV와 차량 동선을 통해 범행에 이용된 차량과 탑승자를 특정했다. 주한미군 측으로부터 인계받은 차량 이용자 6명 가운데 3명은 복무 만료로 미국에 이미 출국한 상태였다.

 

나머지 3명에 대해서 경찰은 한국에서 복무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출석조사를 진행, 이들은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조사에서 이들은 "미국에선 집회가 끝나면 현수막을 떼어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행사가 종료된 것으로 생각해 일부만 떼어냈고, 죄가 되는지는 몰랐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미 출국한 3명에 대해선 신병 확보 및 추가 혐의 적용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지역 사회와 시민단체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미국에 돌아간 3명은 차량 이용 외 추가 혐의는 특정하지 못했다"며 "한국에 남은 3명은 재물손괴에 해당해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송치된 주한미군 3명은 경북 김천시 캠프 캐럴 부대에서 복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과 외교 라인에선 이번 사건을 두고 한미 간 군사·외교 마찰로 이어지지 않을지 신중한 기류가 감지된다.

 

성주 소성리 현지에선 이번 일을 계기로 사드 갈등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미군의 법 준수 및 책임있는 태도 요구 목소리도 높아졌다. 경찰은 추가 재발 방지 대책을 모색하고, 해당 사건의 사법 처리를 위해 주한미군 및 외교 당국과 협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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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사드#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