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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투석 이겨낸 장기기증”…한국장기조직기증원, 뇌사 폐장 기증 사례 주목
IT/바이오

“20년 투석 이겨낸 장기기증”…한국장기조직기증원, 뇌사 폐장 기증 사례 주목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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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신장 투석 치료를 이어오던 60대 환자가 뇌사 상태에서 장기기증을 선택, 소중한 생명을 살린 사례가 소개됐다. IT·바이오 분야에서 장기이식과 관련된 기술이 꾸준히 진보하는 가운데, 실제 기증 사례는 생명나눔의 현장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면서 의료 체계와 사회적 가치에 대한 논의를 이끌고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10일 고려대안산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은 故 한영석(69) 씨가 폐장을 기증해 환자에게 새 삶을 선사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달 뇌출혈로 쓰러져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고, 가족들은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이 같은 결정은 오랜 투병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삶을 유지해온 환자의 가치관과 맞닿아 있어 의료진과 장기이식 관련 기관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장기 이식은 신장, 폐, 간 등 기능이 멈춘 장기를 뇌사 또는 사망한 기증자로부터 이식받아 치료하는 의료기술로, 투석 환자의 경우 삶의 질 개선뿐만 아니라 생명 연장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이번 사례처럼 20년간 투석을 버텨온 경우, 만성질환 환자가 임상 현장에서 장기이식의 혜택을 받을 대상인 동시에 기증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 현장에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특히 생명나눔 실천자에 대한 사회적 존경이 점차 높아지면서 장기기증 동의율 제고와 병원 내 체계 마련 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의료계에서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뇌사 기증 프로그램 확충과 가족 상담 시스템, 이식 전후 추적관리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IT 기반 장기기증 관리 시스템 강화, 환자 맞춤 상담 프로세스 구축 등이 산업계와 병원 현장에서 확대되는 추세다. 반면 윤리적 대화, 의료진과 환자 가족 간 신뢰 조성, 장기기증자에 대한 정서적 지원 강화 등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나눔 행위는 이식 환자뿐 아니라 가족, 의료진, 나아가 사회 전체의 건강과 신뢰를 높이는 결정적 계기"라며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기적과 같은 일이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고 밝게 밝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장기기증이 실제로 활성화되기 위해선 기관별 연계 강화와 지원정책, 시민 인식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기술과 윤리, 사회적 협력이 장기이식 산업 발전의 핵심 조건이 되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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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기조직기증원#뇌사장기기증#신장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