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 속 매수 심리 위축”...S&P, 거래량 감소→연준 금리 결정에 이목
하늘이 잿빛으로 깔린 미국 주요 도시의 거리 풍경은, 오늘날 경제의 숨소리를 그대로 반영한다. 한때 뜨겁게 달아올랐던 주택시장조차도, 이제는 서서히 온기를 식혀가는 듯하다. 4월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3.4% 오르는 데 그쳤으며, 이는 월 마다의 수치로는 점차 둔화되는 흐름을 선명히 보여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다우존스 인덱스가 6월 24일 밝힌 결과에 따르면, 미국 20대 도시의 주택가격지수는 3월(4.1%)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4.0%)에도 미치지 못하며, 개개인의 기대와는 달리 매수심리의 냉기가 깊게 스며들고 있다. 지난해 2월 7.5%에 달했던 상승률은 다달이 속도를 잃어, 공급과 수요 모두 미묘한 침묵에 잠겼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마음속 골짜기를 깊게 파고든 와중에, 주택대출 금리는 올해 들어 여전히 높은 채 새 매수자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가 집계한 5월 기존주택 거래량(403만 건)은 1년 전보다 0.7% 감소하는 등, 거래 위축이 만연하다. 한편, 같은 달 재고는 154만 가구에 이르러 전년 대비 20.3%라는 대폭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대출 잔고의 무거운 짐과 매수세의 정체가 맞물린 결과다.
시장 전문가들은 “높은 주택대출 금리와 경기 전망이 향후 가격과 거래량을 좌우할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에 촉각을 세운다. 재고가 계속 늘고, 관망세가 장기화될지의 불확실성 속에서, 저마다의 기대와 불안이 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만기 대출 금리의 작은 변화에도 시장이 요동칠 수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계절이 순환하듯, 미국 주택시장은 지금 전환의 길목에 서 있다. 금리의 강과 경기의 숲이 어디로 흐를지, 그 물결은 국내외 투자자와 정책마저 숨죽이고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