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중국 희토류 수출 문 열리나”…미·중 무역 협상 후 산업 불확실성 완화 기대→기업 운명 어디로
국제

“중국 희토류 수출 문 열리나”…미·중 무역 협상 후 산업 불확실성 완화 기대→기업 운명 어디로

문수빈 기자
입력

서늘한 교섭의 바람이 휩쓸고 간 6월, 세계 희토류 시장의 중심에서 변곡점이 서서히 드러난다. 중국 정부가 12일, 일부 희토류 품목의 수출 허가를 승인했다는 소식은 글로벌 산업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각국의 첨단산업은 물론, 반도체와 전기차를 두 발치 아래 두고 숨죽여온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생산기지마다 새로운 숨결이 흐르기 시작했다.

 

희토류는 반도체·전기차·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 동력임에도, 세계 공급량의 대부분을 중국이 틀어쥐고 있었다. 이번 결정은 지난 9~10일 영국 런던에서 이뤄진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 그리고 그보다 앞선 스위스 제네바 합의 이행이라는 배경 위에 펼쳐졌다. 중국 상무부의 허야둥 대변인은 “각국 민간의 합리적 수요와 우려를 감안해 기업별 희토류 수출 허가를 심사했다”면서, 규정에 부합한 신청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승인 절차를 거치겠다고 밝혀 협상 테이블의 공기가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님을 시사했다.

中 희토류 수출 허가 일부 승인…미국 등 민간 수요 감안
中 희토류 수출 허가 일부 승인…미국 등 민간 수요 감안

특유의 신중한 어조 속에서 대변인은 이번 허가의 구체적 수출국이나 해당 기업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이어진 공급망 요청, 글로벌 산업 생태계의 염려가 일정 부분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모든 필요한 희토류가 ‘선지급’ 방식으로 중국에서 공급될 것”이라며 미중 관계 해빙의 기류를 암시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수출 허가의 유효기간을 6개월로 제한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는 공급이 완전히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불확실성이 여전히 깔려 있음을 암시한다. 전문가들은 국제적 갈등의 파도 한가운데서, 이번 조치가 첨단소재와 반도체·전기차 시장의 단기적 위축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언제든 결정의 흐름이 바뀔 수 있는 만만치 않은 현실 또한 상기시킨다.

 

투자자와 기업들은 미중 고위급 협상 진행 방향과 중국의 수출 정책 변동, 나아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묵직한 변수를 긴장감 속에 바라보고 있다. 희토류, 그 작고 빛나는 광물의 흐름을 쥔 중국의 결단이, 산업의 지도를 어떻게 바끌 것인지 세계는 오늘 한 번 더 숨을 고른다.

문수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중국#미국#희토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