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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더 잘 싸운다”…정청래·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경쟁 신경전 가열
정치

“내가 더 잘 싸운다”…정청래·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경쟁 신경전 가열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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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두고 정청래 후보와 박찬대 후보가 양자 대결 구도에 돌입했다. 11일 당 대표 후보 등록 이튿날부터 두 후보는 각기 지역 행보와 여론전을 치열하게 이어가며 표심 쟁탈전에 나섰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 당권 경쟁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옮겨붙었다.

 

정청래 후보는 이날 전북 군산과 익산을 돌며 핵심 당원 간담회를 진행했다. 정 후보는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고 당 대표는 민주당 당 대표여서 상대하는 사람이 다르다”며 “지금은 최전방 공격수도 됐다가 골키퍼도 됐다가, 전천후로 뛸 수 있는 경험 많은 당 대표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런 일은 제가 조금 더 잘하지 않을까 한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후보 측이 정 후보의 개혁 색채를 견제한 데 대한 정 후보의 맞불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청래 후보는 이어 군산 대야시장 방문과 전주대 북콘서트를 통해 호남 권리당원 표심 다지기에도 힘을 쏟았다. 최근 권리당원 반영 비율이 55%까지 높아진 전당대회 특성을 의식한 행보다. 동시에 정청래 후보는 페이스북 등 SNS에 자신을 지지하는 최민희, 이성윤 의원의 글을 공유하고, “드러내놓지 않고 돕는 의원이 곳곳에 많다. 텔레그램으로 다 소통한다. 전당대회 끝나면 ‘아, 이 국회의원이 정청래를 밑에서 돕고 있었어?’ 하고 놀랄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찬대 후보 측이 지지 의원 30여 명의 명단을 공개하며 세 대결을 부각한 것에 대한 우회 반론으로 풀이된다.

 

박찬대 후보는 ‘호남 일주일 살기’ 프로젝트를 마친 직후 라디오와 유튜브 등 방송 출연을 통해 여론전에 집중했다. 박 후보는 KBS 라디오에서 “이번 주말 골든 크로스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회의원들과 정치 고관여층으로부터는 압도적 지지를 얻고 있고, 의원과 당원의 마음이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검찰 개혁 이슈와 관련해선 “결단만 하면 8월에도 본회의 통과가 가능하다”고 밝혔고,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서 권리당원 비율을 더 높일 계획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유튜브 방송에서는 “집권 여당 당 대표는 싸움도 잘해야 하나, 민생 경제도 중요하다”며 “자기 정치보다 서번트 리더십, 국민 봉사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 “당 대표 출마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드렸더니 이미 알고 있었다. 이 대통령 대신 선거 당선증을 받아 보관하고 있다”며 이른바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겨냥했다.

 

두 후보는 이날 나란히 후원회장 임명을 발표했다. 정청래 후보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박찬대 후보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각각 후원회장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 측은 “그간 박 후보 후원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맡아왔으나, 대통령 당선 이후 새로 모시게 됐다”고 부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찬대 후보가 보유한 의원 지지 세력과, 정청래 후보가 호남 등 현장 표심에서 빠르게 추격할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된다. 당 대표 선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면서 양측의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은 향후 전국 순회, 방송 토론회 등 절차를 거쳐 당 대표 선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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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박찬대#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