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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9조2천억 사상최대”…SK하이닉스, HBM3E 판매 확대에 반도체 이익 격차 ‘역대급’
경제

“영업익 9조2천억 사상최대”…SK하이닉스, HBM3E 판매 확대에 반도체 이익 격차 ‘역대급’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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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2024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2조2,320억 원, 영업이익 9조2,129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4%, 영업이익은 68.5% 각각 늘어난 수치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힘입어 고부가가치 HBM3E 판매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전체 실적(4조6,000억 원)의 두 배에 달하며, 반도체 부문 기준으로는 3분기 연속 앞선 상황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을 1조 원 미만으로 추정해, 양사의 실적 격차가 한층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익 9조2천억…HBM3E 판매 확대가 실적 견인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익 9조2천억…HBM3E 판매 확대가 실적 견인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률도 고공행진을 보였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41%로, 지난해 1분기(23%)에 이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3년 1분기 -67%로 8조 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던 당시와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은 4.4%에 그쳤다.

 

이같은 호실적은 AI 시대 대표성장 품목으로 올라선 HBM3E 메모리반도체가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전체 D램 출하 중 10%대에 불과한 HBM 제품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높은 수익성을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HBM3E 12단 제품 판매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전체 생산능력의 30%가량을 HBM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HBM3E의 기가비트(Gb)당 가격이 DDR5 대비 4배 이상 비싸고, 웨이퍼당 매출도 45% 높아 수익성 측면에서 우위”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고, 2분기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도 선두권을 유지했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주요 고객사로 이름을 올린다.

 

3분기에도 HBM3E 12단 공급 비중이 더 늘어나면서 영업이익 10조 원 돌파 기대감도 제기된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마이크론,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의 HBM 신제품 양산이 본격화되며 공급 과잉 우려와 가격 하락 리스크도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내년 HBM3E 가격이 올해 대비 30% 하락하고, HBM4 가격 프리미엄도 기존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HBM 평균 가격도 올해 대비 1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공급망 다변화와 신규 공급사 진입으로 대형 메모리업체간 경쟁이 격화될 경우, 공급자 중심의 가격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해석한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 공급이 성사될 경우 시장 내 공급 과잉 우려가 한층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당분간 SK하이닉스가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HBM4 독점공급과 내년 엔비디아 공급망 점유율 70% 이상이 전망된다”며 “SK하이닉스의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출하량을 전년 대비 2배로, HBM4도 적시에 시장에 공급해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서의 우위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향후 정책 방향은 글로벌 수요·경쟁사 동향·신제품 출시 등 주요 변수에 달려 있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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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hbm3e#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