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고현정·장동윤, 피로 물든 죄의식→범인 정체 미궁 속 긴장 폭발
사람마다 가슴 깊이 담고 있는 어둠의 그림자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그 어둠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고현정과 장동윤의 슬프도록 처연한 눈빛으로 시청자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23년 만에 다시 반복되는 연쇄살인, 모방범의 그림자, 그리고 엄마와 아들로 얽힌 두 인물의 공조가 빚어내는 단단한 드라마가 깊은 공감과 흡인력을 만들어낸다.
여운을 남기는 사건의 중심에는 연쇄살인범 정이신을 연기한 고현정, 그리고 평생 증오를 품은 형사 차수열 역의 장동윤이 놓여 있다. 모방살인이 벌어진 후 마주한 두 사람의 시선은 서로의 상처를 응시하면서도, 단 한 순간도 불신과 경계의 끈을 놓지 않는다. 고현정이 감지해내는 미세한 단서, 장동윤이 집요하게 추적하는 발걸음이 교차하며, 범인은 경찰을 노골적으로 자극한다.

첫 번째 용의자 서구완의 죽음이 남긴 혼란 속에서, 새로운 인물 박민재가 부상한다. 이창민이 연기한 박민재는 정이신에게 구원을 갈구하며 모방살인의 퍼즐 조각을 자신만의 공간에 하나씩 쌓아놓은 존재다. 그의 방 안에 펼쳐진 모형들, 그리고 그를 향한 차수열의 갈등은 극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혼돈이 극에 달하는 순간, 점점 드러나는 범인의 윤곽은 시청자를 망설임과 두려움 속에 몰아넣는다.
이야기의 방향은 다시 한 번 요동친다. 제작진은 5회, 6회에서 모방살인 사건 범인의 실체가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예고했다. 등장은 고현정과 장동윤뿐 아니라, 김보라가 맡은 차수열의 아내 이정연, 연쇄살인 수사팀 전원의 삶까지 번져가며 사건의 심연을 더욱 깊게 판다. 서로 맞물린 인물 관계망, 그리고 예측하지 못한 사건 전개는 시청자의 숨을 멎게 만든다.
4회까지 내내 숨가쁘게 전개된 반전과 아슬아슬한 심리전, 감각적이고 치밀한 연출이 빛을 발했다. 특히 차수열을 연기한 장동윤의 날카로운 시선, 엄마 정이신의 흔들림 없는 무표정,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교차하면서 이 이야기의 마지막 퍼즐을 끼워 맞춘다. “모두가 상상하지 못했던 충격”을 예고하는 5회, 6회는 몰입감의 절정을 향한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선다. 진실에 도달하기 위한 고뇌, 상처의 어둠을 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치열한 선택, 그리고 그 안에서 조금씩 살아나는 인간다운 용서와 연민이 시청자에게 길고 깊은 파문을 남긴다.
23년 만에 되풀이된 연쇄살인, 전부를 걸고 범인을 쫓는 고현정과 장동윤의 집념이 어떤 해답에 도달할지 시선이 집중된다. 치밀한 전개와 쉴 틈 없는 심리전으로 매회를 사로잡은 SBS 금토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매주 금요일 밤 9시 50분, 토요일 밤 10시에 방송되며 다음 회를 손꼽아 기다리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