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경사로도 큰 장벽”…김민석 총리,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무장애 관광 점검
관광 취약계층 이동권을 둘러싼 논쟁과 포용 관광 요구가 맞붙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울산광역시 태화강 국가정원을 찾아 무장애 관광 인프라를 직접 점검하며 지역관광 활성화 의지를 드러냈다. 지역균형 발전 전략과 사회적 약자 배려 정책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정부 역할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부각되는 형국이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김민석 국무총리는 19일 울산광역시 태화강 국가정원을 방문해 무장애 관광지 조성 현황과 관광 취약계층 편의시설 운영 실태를 점검했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휠체어·유모차 이용자 등 이동 약자를 포함한 모든 관광객이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된 대표 무장애 관광지로 꼽힌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현장에서 “관광 취약계층을 포함한 모든 관광객이 제약없이 편리하게 관광할 수 있도록 지역관광 여건 개선을 위해 정부 차원의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관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통·동선·안내 체계 전반의 접근성 향상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무장애 시설의 실효성을 거듭 언급했다. 그는 “무장애 시설은 단지 설치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자의 불편이 없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작은 경사로, 단 하나의 문턱도 누군가에게는 큰 장벽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용 관광이 형식적 인증을 넘어 이용자 경험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또 “국가정원이 아름다운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포용 관광의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자연·환경 정책과 복지·관광 정책을 묶어 국가정원을 국민 통합형 여가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긴 발언으로 읽힌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정원 주요 구간의 동선을 따라 직접 이동하며 휠체어·유모차 사용자의 이동 편의성을 확인했다. 관람로 경사, 동선 단절 구간, 저상 이동수단 연계 가능성 등이 현장에서 함께 점검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장애인과 고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화장실, 휴게시설, 안내센터의 접근성과 안전성을 살폈다. 점자 안내, 음성 안내 서비스 운영 여부와 이용 편리성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국무총리실은 실제 현장 이용자의 불편 사항을 토대로 제도 보완과 예산 지원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방문에는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등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도 동행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포용 관광 인프라 개선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였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다만 구체적인 예산 지원 규모와 개선 일정은 추후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확정될 전망이다.
국무총리실은 이번 방문 취지에 대해 “지역관광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광업계와 시민사회에서 제기돼 온 접근성 부족, 시설 노후화, 정보 제공 미비 문제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겠다는 뜻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최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국제 행사 개최 효과를 지역 관광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국무총리실은 “경주 APEC 정상회의에 따른 지역 관심의 열기가 지역 관광으로 확산하도록 앞으로도 관련 일정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규모 국제회의 개최 도시와 인근 관광지를 연계해 체류형 관광 수요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무장애 관광 확대가 단기 관광 수입 제고뿐 아니라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복지 수요 대응과도 직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국회에서 관련 예산과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질 경우, 정부의 지역관광 활성화 전략과 맞물려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국회는 별도 일정으로 예산·법안 심사를 진행했지만, 지역관광과 무장애 인프라를 둘러싼 정책 논의는 향후 정기국회와 예산 심의 과정에서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역관광 경쟁력 제고와 포용 관광 확산을 위한 지원책을 검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