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3분기 성장률 8.23%”…미국 관세 부과에 수출 둔화 신호
현지 시각 6일, 베트남(Vietnam) 통계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8.23% 증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실적은 시장 전망치와 직전 분기를 모두 앞지르며,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베트남 경제의 견조함을 보여줬다. 다만 미국(USA)발 관세 인상 영향으로 9월 수출이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주요 교역국과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베트남 통계청은 3분기 성장 요인으로 외국인 관광객 급증,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 확대, 제조업 호조를 꼽았다. 3분기 총수출액은 1,285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했고, 대미 수출은 약 38% 급증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2분기 성장률도 수정돼 8.19%로 상향 조정됐다.

그러나 분위기는 9월 들어 가라앉았다. 미 정부가 8월 초부터 베트남산 수입품에 20%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9월 전체 수출은 전월 대비 1.7%, 대미 수출은 1.4% 각각 하락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생산기지로 꼽히는 신발 산업은 9월 한 달 사이 전월보다 27% 급감해 타격을 입었다. 이에 대해 응우옌 티 흐엉 통계청장은 “기업들이 관세 부과 전에 생산을 앞당겨 제조업 성장세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관세 부과 직전 주문과 생산이 몰리며 3분기 실적이 높게 나왔던 것으로 분석한다. 올 1~3분기 누계 기준, 산업생산은 9.1%, FDI 유입은 8.5% 늘어 5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외국인 관광객 수도 1,540만 명으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한편, 베트남 정부의 2025년 성장률 목표치인 8.3~8.5% 달성을 두고는 무역 환경 악화,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 변수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9월 소비자물가(CPI)는 연 3.38% 상승에 그쳐 인플레이션 통제는 양호한 편이나, 수출 감소 조짐은 무역 중심 성장 모델의 변화 필요성을 보여준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은 관세 충격이 본격화할 경우 베트남 경제의 탄력적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조치가 동남아 공급망 지형과 대미 교역 전략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번 베트남의 수출 부진과 제조업 성장의 온도 차가 향후 국제 교역질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국제사회는 베트남이 높아진 외부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