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36도에 답답한 도심”…당진 폭염에 지친 일상, ‘한여름 살아남기’ 돌입
요즘 당진을 걷다 보면 다들 그늘을 찾기 바쁘다. 예전엔 길거리 산책이 소소한 낙이었지만, 지금은 땀과 열기 속 한여름 생존 모드가 일상이 됐다.
10일 당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36도까지 치솟았다. 강수 확률은 3%에 불과했고, 태양은 머리 위로 작렬했다. 하늘은 쨍하게 맑았지만 그만큼 자외선과 복사열이 가득 쏟아져, 실제 거리의 열기는 체감 온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낮에는 대부분의 상점들이 커튼을 내린 채 에어컨 바람에 의존했고, 길을 걷는 사람들은 얼음물이나 휴대용 선풍기로 무장했다.

이렇게 급격히 오른 온도는 간단한 불쾌감을 넘어 건강 걱정을 부른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11일과 12일에도 35도의 낮 기온이 예보돼 있다. 밤에도 20도를 웃도는 최저기온으로 열대야가 나타날 수 있어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소 누그러진 13일, 14일도 33도 안팎이다.
이런 무더위에 특히 취약한 건 어린아이와 어르신들이다. 전문가들은 “노약자일수록 땀이 나지 않거나 갈증 감각이 뚜렷하지 않아 더위에 더 잘 노출된다”고 조언한다. 그래서 기상청에서는 반복해서 “물을 충분히 마시고, 낮 동안 불필요한 외출을 피하라”는 당부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지역 병원에서는 열사병이나 탈진 증상으로 내원하는 사람이 최근 부쩍 늘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동네 카페, 커뮤니티에는 “이번 주는 정말 집 밖에 한 발짝도 나가기 싫다”, “냉방비 걱정에 선풍기만 돌리지만, 땀이 멈추질 않는다”는 현실적인 고백이 꾸준히 올라온다. 이젠 아침 일찍이나 저녁 늦은 시간에만 산책하는 게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하지만 이런 무더위도 언젠가는 지나간다. 당진에는 16일부터 소나기가 예보돼 있고, 18일과 19일에는 오락가락하는 비가 더위를 잠시나마 식혀줄 전망이다. 폭염의 끝자락에서 사람들은 ‘물 많이 마시기’, ‘그늘 찾기’, ‘건강 챙기기’ 같은 작고 사소한 실천을 통해 나와 가족을 지키는 법을 다시 배운다.
뜨거운 거리와 유난히 길어진 낮, 그리고 소소한 일상 방어전. 무더위 앞에서 우리는 다시, 조금씩 바뀐 하루의 감각을 껴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