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곧 3D 극장”…메타, VR 전용 TV 앱·엔진 공개로 영상 경험 확장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분야 선두 기업 메타가 TV 시청의 패러다임을 재정의할 기술을 내놨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멘로파크에서 열린 '메타 커넥트 2025'에서 메타는 VR·AR 기기 생태계의 전용 TV 앱 ‘호라이즌 TV’와 AI 기반 제작 스튜디오, 차세대 전용 엔진을 공개했다. 스트리밍 강자인 디즈니 플러스, ESPN,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의 OTT 지원은 물론, 3D 입체 콘텐츠와 스포츠, 공연 실황 등 독점 경험 확대가 산업적 반향을 낳고 있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차세대 미디어 소비 환경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으로 본다.
호라이즌 TV는 단순한 가상 스크린의 2D 콘텐츠 시청 경험을 넘어, 실시간 스포츠, 콘서트, 특수효과 적용 3D 영화 등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진화했다. 메타는 돌비 애트모스(입체음향) 사운드 지원에 이어 올해 말 돌비 비전(고화질 영상 규격)도 도입해, 기존 TV와 달리 깊은 색감과 영화관 수준 디테일을 가상환경에서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OTT를 기반으로 유니버설 픽처스·블럼하우스 등 대형 제작사와 협업하며, 공포영화 ‘메간’, ‘블랙폰’ 등 장르 다변화도 예고했다.

영상 경험의 강점은 ‘감정 몰입’과 ‘개인화’다. 이날 제임스 캐머런 감독도 단상에 올라 “VR 헤드셋은 극장조차 따라올 수 없는 밝기와 색채, 프라이빗 감상 환경을 제공한다”며, 오는 12월 개봉하는 신작 ‘아바타: 불과 재’ 3D 클립을 호라이즌 TV에서 독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스크린으로서의 VR 기기는 오프라인 극장과 차별화된 몰입도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메타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넘어 크리에이터 생태계 경쟁력 강화에도 방점을 뒀다. 이날 공개된 ‘호라이즌 스튜디오’는 텍스트 입력만으로 텍스처(표면재질), 오디오, 스카이박스(360도 배경) 등을 제작할 수 있는 AI 편집 도구다. ‘에이전틱 AI 어시스턴트’와 연계해 제작속도 및 창의성을 함께 높였다. 차세대 ‘호라이즌 엔진’은 기존 유니티(Unity) 엔진 대비 렌더링 속도를 4배, 동시접속자를 5배(최대 100명)까지 확보해 대규모 상호작용이 필요한 콘서트, 탐험, 협업 비즈니스에 최적화됐다. 엔진 기반 ‘하이퍼스케이프 캡처’ 기능은 사용자가 자신의 방을 3D로 빠르게 스캔, 현실감 있는 가상 공간을 단 몇 분 만에 제작하도록 돕는다.
글로벌 메타버스 산업은 아직 완전한 대중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미국 빅테크와 중국 기술기업의 공간플랫폼 경쟁이 치열하다. 메타는 콘텐트, 도구, 네트워크 등 전방위 생태계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AI 영역을 통합한 전략을 강화 중이다. 국내 기업들도 VR·AR 기반 미디어 플랫폼 확장에 나서고 있으나, 글로벌 표준화와 저작권·데이터보호 등 제도적 진입장벽 역시 높아진 상태다.
메타의 호라이즌 TV 등 신기술은 원격 협업·교육·쇼핑 등 확장 활용도 기대를 모은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도 스트리밍과 VR의 결합을 둘러싸고 SW·콘텐츠 생태계 제휴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복잡한 이용자 경험, 데이터·저작권 규제, 장비 접근성 등이 상용화 확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향후 국내외 정책 환경 역시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서는 VR·AR 콘텐츠 인증, 연령 제한, 개인정보 보호 등 관련 규정이 구축되고 있으며, 해외는 미국 FCC(연방통신위원회), 유럽 GDPR 등에서 메타버스 내 데이터 이동과 안전성 관련 기준 정비가 활발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몰입형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이 기존 방송·극장 기반 영상산업 구조에 변화를 줄 잠재력이 있다”며, “기술과 윤리, 산업과 제도 간 균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메타의 신기술이 실제 시장과 사용자 일상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