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 면역 기업 없다”…뉴욕증시, 엔비디아 실적 앞두고 기술주 조정 심화
현지시각 기준 18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경계 심리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치며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이번 조치는 AI(인공지능) 랠리를 이끌어온 기술주에 대한 조정 압력을 키우는 한편, 미국(USA) 시장에 대규모로 투자해 온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18일 오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S&P500, 나스닥 종합지수 등 3대 지수는 이틀 연속 동반 하락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55.04포인트(−0.82%) 내린 6,617.37, 나스닥 종합지수는 275.23포인트(−1.21%) 떨어진 22,432.85에 거래를 마쳤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도 498.56포인트(−1.07%) 내려 46,091.68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대형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 100 지수는 1.20% 하락한 24,503.10에 마감했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10.23% 급등한 24.67로 올라서 시장의 변동성 프리미엄 상승을 반영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19/1763504255316_937438820.jpg)
에드워드 존스는 애프터마켓 보고서에서 이날 뉴욕증시 약세를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심과 연준의 향후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기술주 조정과 광의 시장 약세를 동시에 자극한 하루”라고 평가했다.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4.12%까지 밀려나며 채권으로 피난 수요가 유입됐고, 소비재와 기술주가 하락을 주도하면서 3대 지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섹터별로는 에너지, 헬스케어, 부동산, 필수 소비재, 커뮤니케이션이 소폭 상승하며 방어적 성격을 드러낸 반면, 임의 소비재와 기술주, 산업재는 각각 −2.50%, −1.68%, −0.48%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2.81%, 2.70% 떨어졌고, 테슬라(−1.88%), 아마존(−4.43%), 팔란티어 테크놀로지(−2.29%) 등 대표 성장주도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A는 투자은행 루프 캐피털의 목표주가 상향에도 0.26% 하락 마감했고, 애플은 중국 내 아이폰 17 판매 호조에도 −0.01%로 약보합에 그쳤다.
이 같은 조치는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에도 파장을 미쳤다. 10월 고점 대비 25% 넘게 떨어진 비트코인 가격은 레버리지 포지션 강제 청산을 촉발하며 위험 선호 위축을 부각시켰고, 일본(Japan) 니케이 지수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증시 약세, 달러화 약세,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재 속 WTI 유가 상승 등 복합 요인이 투자 심리 부담으로 작용했다.
노동시장 지표는 미묘한 온도 차를 더했다. 미국(USA) 노동부가 셧다운으로 지연됐던 신규 실업수당 청구 통계를 내놓으면서, 10월 18일로 끝난 주간 청구 건수가 23만2천 건으로 4주 평균(23만7천 건)을 밑돌았으나, 올해 들어 추세적으로는 점진적 상향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계속 수당 청구 건수도 192만 건에서 196만 건으로 늘어 고용시장이 급락 국면은 아니지만 서서히 식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업률 4.3%, 구인 건수 720만 건과 실업자 740만 명 수준 등 지표는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환경이 소비와 경기 하방을 일정 부분 방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12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일주일 전 66.9%에서 50.6%로 낮아지며 정책 완화 기대를 약화시켰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AI 거품이 터질 때 면역을 가진 기업은 없다”고 언급하고, JP모건체이스 부회장이 AI 산업 밸류에이션 조정 가능성을 거론한 발언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됐다. 홈디포가 연간 주당순이익(EPS) 감소 폭 전망을 −2%에서 −5%로 확대하고, 민간 고용 지표가 둔화 국면을 이어간 점 역시 위험 회피 성향을 자극했다.
그럼에도 에드워드 존스는 실적 측면에서 “기술주 중심의 이익 성장 축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S&P500 편입 기업의 93%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2%가 시장 컨센서스를 평균 7.1%포인트 상회했고, 이에 따라 3분기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분기 말 7.3%에서 13.1%로 상향 조정됐다. 이익 성장 기여도는 기술주가 가장 크고, 금융·유틸리티가 뒤를 잇고 있으며, 11개 섹터 중 9개 섹터에서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는 점이 이익의 ‘폭넓은 개선’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시선이 쏠린 엔비디아는 다음 날 발표될 실적에 대해 시장 컨센서스 기준 EPS 1.26달러, 매출 550억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56%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AI 대표주인 엔비디아의 실적은 기술주 전반의 밸류에이션 정당성을 가늠할 분수령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단기 조정 폭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주가 조정에도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는 AI 모델 개발사 앤트로픽에 총 150억달러(엔비디아 10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 50억달러) 투자를 발표해 AI 인프라 및 모델 생태계에 대한 빅테크의 전략적 투자 강화 흐름을 재확인시켰다.
지수 구성 측면에서는 일부 자금이 고평가 논란이 제기된 초대형 기술주에서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은 종목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0.21% 올라 2,346.28을 기록하며, 중소형주로의 제한적 순환 매수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기술주·성장주의 비중이 높은 글로벌 투자자에게는 조정 국면이 수익률 변동 확대 요인이 되고 있다.
환율 환경도 해외 투자자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 11월 18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5원 내린 1,461원에 마감해 달러화 약세로 일부 환차손 부담을 줄였지만, 주가 조정 폭이 환율 변동 폭을 크게 상회하면서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러 자산 가격 하락이 체감 수익률을 더 크게 압박했다.
한국 개인투자자의 미국(USA) 주식 보유 동향을 나타내는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상위 50종목 보관금액(11월 17일 기준)은 총 168조 207억원으로 직전 집계일보다 1,933억원 감소했다. 예탁·결제 구조상 미국(USA) 현지 장 마감가 반영에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으나, 방향성을 읽기에는 유효한 지표로 평가된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테슬라는 11월 17일 기준 보관금액 37조 1,247억원으로 단일 종목 최대 비중을 차지했고, 전일 대비 4,157억원 증가했다. 18일 종가 기준 테슬라 주가가 401.25달러로 1.88% 하락했음에도 보관금액이 늘어난 점은 가격 조정 국면에서 한국 투자자가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최근 한 달간 테슬라 주가가 460달러대에서 400달러 안팎으로 되돌아온 과정에서 장기 성장 스토리를 신뢰하는 투자자들이 분할 매수 전략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엔비디아 보관금액은 25조 4,153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직전 집계일 대비 5,332억원 감소했다. 18일 주가가 181.37달러로 2.8% 하락한 가운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차익 실현 및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부 물량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AI·데이터 분석 테마인 팔란티어 테크의 보관금액도 9조 2,343억원으로 1,379억원 감소했으며, 18일 주가가 167.33달러, −2.29%를 기록해 AI 성장 스토리 전반에 대한 조정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애플과 알파벳 A,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한국 투자자의 대응은 보다 신중한 조정 양상을 보였다. 애플은 보관금액이 6조 6,949억원으로 1,334억원 줄었고, 18일 주가는 267.43달러(−0.01%)로 비교적 선방했다. 중국(China) 내 아이폰 17 판매가 전년 대비 37% 급증했다는 긍정적 뉴스가 있었지만, 이미 높은 비중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추가 매수보다는 비중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알파벳 A는 보관금액 6조 5,828억원으로 2,043억원 증가해 순매수 유입이 확인됐으나, 18일 주가는 284.28달러(−0.26%)로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보관금액 5조 3,468억원, 1,143억원 감소와 함께 18일 493.79달러(−2.7%)에 마감해, AI 인프라 핵심 기업임에도 단기 차익 실현의 영향을 받았다.
ETF와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서학개미의 위험 선호와 변동성 노출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인베스코 QQQ 보관금액은 5조 2,246억원으로 341억원 줄었고, 18일 종가는 596.31달러(−1.22%)였다. 반면 양자컴퓨팅 테마주 아이온큐는 보관금액 5조 1,207억원으로 1,031억원 증가했고, 주가는 49.08달러로 2.69% 상승해 시장 조정 국면에서도 일부 고위험 성장 테마에 대한 베팅이 이어졌다.
나스닥 레버리지 ETF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는 보관금액 4조 5,504억원, 912억원 감소와 함께 18일 종가 98.36달러(−3.62%)를 기록해 높은 베타가 지수 하락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S&P500을 추종하는 뱅가드 VOO는 보관금액 4조 3,452억원, 283억원 감소, 종가 607달러(−0.82%)로 기록돼 지수형 상품에서도 비중 축소가 확인됐다. 브로드컴,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강세 1.5배 ETF, SPDR S&P500 ETF 등에서도 레버리지 비중 확대와 차익 실현이 혼재된 흐름이 관찰됐다.
배당·채권성 자산에 대한 수요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슈왑 미국 배당주 ETF는 보관금액 3조 2,829억원, 369억원 감소에도 주가가 0.59% 상승해, 일부 차익 매도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아마존닷컴은 보관금액 2조 7,928억원, 365억원 감소와 함께 222.55달러(−4.43%)로 큰 폭 하락했고, 메타 플랫폼도 보관금액 2조 6,110억원, 456억원 감소, 주가 597.54달러(−0.74%)를 기록했다. 초단기 국채 ETF인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 보관금액은 1조 6,931억원으로 1억원 감소에 그쳤고, 주가는 0.01% 상승에 머물러, 변동성 국면에서 현금성 대기 자금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관금액 증가액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테슬라, 알파벳 A,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강세 1.5배 ETF,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아이온큐, 알파벳 C, 아이렌, 엔비디아 2배 레버리지 ETF, 디렉시온 20년 이상 미국 국채 강세 3배 레버리지 ETF, 브로드컴 순이었다. 성장주·레버리지 ETF와 장기 국채 레버리지 ETF를 혼합하는 전략을 통해 한국 투자자들이 공격성과 방어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레버리지 비중 확대는 계좌 손익의 단기 변동성을 크게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일별 상위 50종목 보관금액 추이는 10월 29일 185.1조원에서 11월 17일 168.0조원으로 점진적 감소 흐름을 나타냈다. 시장 조정에 따른 평가손 반영과 일부 투자자의 위험 노출 축소가 복합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160조원대 후반 규모가 유지되는 점에서 미국(USA) 증시에 대한 한국 개인투자자의 참여 열기가 급격히 식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2025년 11월 현재 한국 투자자의 미국(USA) 증시 전체 보관금액은 225조 2,481억원으로 전월 대비 9.3%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1월 166.11조원에서 10월 248.40조원까지 10개월 연속 증가한 뒤 11월 들어 첫 감소 전환이다.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손이 주된 요인으로 보이나, 일부 투자자가 빅테크 비중을 조절하고 섹터 다변화를 시도하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AI와 빅테크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은 완만히 식어가지만 밸류에이션과 기대는 앞서 있었던 만큼 AI·빅테크 섹터에 대한 조정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동시에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앤트로픽 대규모 투자에서 보이듯 AI 인프라 투자는 중장기 성장 축으로 계속 강화되는 흐름이다.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고조된 현 국면에서 미국(USA) 기술주와 레버리지 상품 비중이 높은 한국 투자자의 체감 손익 변동은 지수 조정 폭보다 훨씬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자본시장은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 미국(USA) 경기 둔화 속도, AI 실적이 실제로 기대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으며, 이번 조정이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