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질환 구분 AI로 더 정확히”…진단 혁신, 의료시장 변화 예고
장 질환의 감별에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진단 기술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과민성장증후군(IBS)과 식중독은 증상이 유사해 병원 진료 현장에서도 구분이 쉽지 않으나,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AI 솔루션 도입이 업계 화두로 떠오른다. 의료 전문가들은 증상 기반 진단에 한계가 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생활습관·유전·임상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이 ‘정밀의료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과민성장증후군은 구조적 장 질환이 아님에도 장-뇌 신호의 이상 등 복합 원인에 따라 수개월 이상 복통·설사·변비가 반복되는 기능성 질환이다. 반면 식중독은 세균·바이러스·기생충 등 감염원이 문제로, 음식 섭취 후 48시간 이내 급격한 복통·설사가 시작되는 사례가 많다. 두 질환 진단에 있어 기존에는 환자의 병력과 대장내시경 등 제한적 정보를 활용했으나, AI 기반 플랫폼은 환자의 증상 패턴·식이 이력·분자생체지표 등 비정형 데이터를 학습해, 감별진단의 정확도를 기존 방식보다 최대 2배 이상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AI는 다변량 임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감별진단뿐 아니라 개인별 맞춤 치료 계획 수립에도 적용된다. 예컨대 IBS 환자 개인별 ‘FODMAP 식품’ 반응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거나, 식중독 의심 사례에서는 지역별 오염원 유행 데이터와 연계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 의료 현장 실효성이 주목된다. 환자 입장에서는 잘못된 자기진단과 그에 따른 불필요한 약물 사용을 줄이고, 예후 관리를 위한 반복 상담·예방 교육도 디지털화가 가능해진다.
국내외에서는 이미 유전체·생활 데이터 기반 위장관 질환 AI 진단 경쟁이 활발하다. 미국·유럽 스타트업들이 분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분석, 인공지능 설문 분석 툴을 상용화 중이며, 국내 병원들도 공공 데이터와 연계한 임상적용을 확대하는 추세다.
한편, AI 기반 진단은 개인정보 보호와 알고리즘의 임상적 신뢰성 검증이 관건으로 꼽힌다. 당국은 식약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 인허가, 데이터 결합·비식별화 등 절차를 엄격히 적용 중이며, 환자 데이터의 윤리적 활용 범위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AI 진단 시스템이 대중화될 경우, 과민성장증후군과 식중독처럼 증상 구분이 모호한 질환 분야의 진단 패러다임에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계 역시 데이터 기반 의료 혁신의 실제 시장 안착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