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 작은 골목마다 미식이 있다”…괴산에서 만나는 소박한 식도락 여행
괴산의 작은 읍내를 거닐다 보면, 가을 바람 사이로 풍겨오는 음식 냄새에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된다. 예전엔 여행지 하면 크고 유명한 명소를 먼저 떠올렸지만, 요즘은 골목 구석구석 숨은 식도락을 찾으려는 발길이 늘었다. 자연스럽고 정다운 분위기, 단골집 같은 친근함이 이제는 최고의 여행 기준이 됐다.
충북 중부에 자리한 괴산군은 넉넉한 산과 들, 그리고 고요한 읍내가 어우러진 곳이다. 특히 괴산읍에는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맛집들과 소박한 체험 공간이 많아, 소도시만의 색다른 먹거리 산책을 떠나려는 이들이 찾고 있다. SNS엔 괴산읍 맛집 인증샷이 늘었고, 직접 걸으며 찾는 ‘골목 식도락’이 최근 미식 여행의 새로운 흐름이라 입을 모은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통계에 따르면 1인 여행, 가족 단위 식도락 여행이 꾸준히 증가 중이다. 괴산군청 관계자는 “괴산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독특한 지역 먹거리가 어우러져,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표현했다. 특히 충북아쿠아리움은 신비로운 물속 체험과 다양한 민물고기 구경, 주말 수중 이벤트 등 아이 동반 가족들이 꼭 들르는 코스다. 넓은 주차장과 쾌적한 시설 덕분에 먼 길 와도 부담이 없다.
음식의 힘은 소박함에서 온다. 괴산읍 동부리의 ‘털보왕돈까스’가 그러하다. 두툼하고 바삭하게 튀겨진 돈까스, 당일 조리로 신선함이 살아 있는 메뉴, 매콤한 제육덮밥이나 오징어덮밥은 지역 직장인뿐 아니라 외지인도 다시 오게 만든다. 현지 주민 박진우(38) 씨는 “직접 만든 돈까스의 맛은 투박하지만 깊고, 이 동네만의 인심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전했다.
조용한 오후, 오늘은분식이땡기는날처럼 혼자 앉아도 넉넉함이 느껴지는 분식집은 일상의 작은 위로를 채운다. 갓 튀겨낸 분식, 든든한 양에 누구나 웃으며 나간다. 한편 오랜 단골이 많은 홍가네 중화요리에선 정통 손짜장면의 고소함, 김이 모락모락 맴도는 볶음밥 한 그릇이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한다. “이럴 때면 허기뿐 아니라 속까지 따뜻해진다”며 한 손님은 소감 남겼다.
특별하지 않아도, 소소한 식사로 채워지는 하루는 삶에 잔잔한 변화를 준다. 최근 라이프스타일 분석가들은 “지금의 미식 트렌드는 유명맛집 체크인보다, 나만의 작은 만족을 채우는 방향”이라 진단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그냥 분식 한 끼에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든든하게 먹고 걸으니 모든 게 달라 보였다”는 소감이 곳곳에서 오간다.
소도시 괴산의 골목마다 사계절이 묻어나고, 한 끼의 식사가 위로가 되는 지금. 이곳에서의 식도락은 그저 트렌드를 넘어서, 우리네 삶과 발걸음에 새로운 리듬을 선물한다. 작고 따스한 선택, 괴산읍의 맛있는 시간들이 천천히 일상에 스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