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망신식 소환은 정치”…윤석열, 특검 출석 시간·비공개 놓고 강력 반발

특검 출석을 둘러싸고 정치적 충돌이 정점에 달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 수사로 소환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조사일정 조정과 비공개 출석을 요구하면서, 조은석 특별검사팀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26일 입장문에서 "28일 오전 10시경 출석해 조사에 응할 것"이라며, 출석 시간과 조사 방식에 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28일 오전 9시 서울고등검찰청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리인단은 출석 시간은 물론 비공개 출석 보장을 재차 요구했으며, "특검은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라 피의자와 조사 일시·장소에 관해 협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구체적인 조사 장소, 담당 검사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대리인단은 "공개 망신식 소환은 수사가 아닌 정치 행위"라며, 비공개 출석을 요청하는 배경에 대해 "검찰 인권보호수사규칙에 근거해 사생활과 명예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에서도 검찰이 비공개 출석을 허용한 선례가 있다"고 예를 들었다.

출석 통지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대리인단은 "정식 통지서가 사전 발송되지 않은 채 먼저 언론에 소환 여부를 알린 것은 '망신주기 수사'이자 방어권 침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 등 원칙에 어긋나는 방법이 아니라, 서면으로 피의사실 요지를 명확히 통지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그간 경찰 수사 단계에서 "한 번도 출석을 거부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첫 번째 통지는 기한 경과 후 송달됐고, 두 번째 요청에는 조사 방식을 제안했으나 무시됐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통보 시점에도 이미 사건이 특검으로 이첩돼, 향후 일정을 특검 측과 재조율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12일, 19일 세 차례 경찰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당시 윤 전 대통령 측은 '죄가 성립하지 않으며 대통령 관여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특검에 대해서도 "위헌적"이라며 정당성을 부인해왔으나, 체포영장이 청구되자 출석 요구에는 응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검 출석 방식을 둘러싸고 입장 차를 보이며 긴장감이 높아졌다. 특검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인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방어권 보장 및 명예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향후 특검의 조사 결과와 정치적 파장은 정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