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지지층 결집엔 성공했으나 외연 확장 과제”…장동혁, 투쟁 몰두 속 지지율 정체 부담

강예은 기자
입력

정치적 투쟁에 집중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이 맞붙었다. 국민의힘의 ‘대여(對與) 강경 노선’이 당내 결집 효과를 내고 있으나, 외연 확대와 중도층 민심 확보에 또다시 난관에 부딪혔다는 진단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20%대에서 정체되며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 이어져온 민심 이반 문제가 이번 정국에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장동혁 대표가 8월 26일 제1야당 대표로 취임한 지 45일이 됐다. 장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겠다”고 밝히며 정부 견제의 선봉을 자처했다. 대구와 서울 등에서 대규모 장외 투쟁을 벌이고, 원내에서는 송언석 원내대표와 필리버스터 등 강도 높은 입법 저지 활동에도 나섰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 ‘투사 이미지’ 부각에 집중했으며, 일부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정 대표와 함께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당내 곳곳에서는 장 대표의 ‘강경 투쟁 일변도’ 전략에 대한 우려가 감지된다. 지도부의 강한 공세와 달리, 중도층 및 온건 보수층과의 거리감이 오히려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1.4%)에서 국민의힘은 2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8월 4주차 23%와 거의 다르지 않은 수치로, 대선 직전 30% 중반대까지 올랐던 기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중도층 지지율은 13%로, 같은 조사에서 40%를 기록한 더불어민주당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내부 혁신 의지 부족이 중도층 외면을 불렀다고 진단한다. 대선 패배 후 제기됐던 인적 쇄신론은 사그라지고, ‘단일대오’ 명분 속에 대여 투쟁 메시지만 강조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이 투쟁만 내세우고 쇄신하지 않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부터 변해야 야당과 싸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내년 6월 지방선거, 특히 수도권 민심 이탈에 대한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연이은 패배의 재현을 피하려면, 중도 외연 확장이 급선무라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에 따라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이후 국정감사를 계기로 전략 전환을 신호탄 삼았다. 장 대표는 최근 유튜브 추석인사 영상에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민생을 챙기는 것“, ”따듯한 민생정당, 유능한 정책정당으로서 국민 삶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투쟁 중심의 장외 행동에서 벗어나,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여당의 실정과 무능을 부각하는 동시에 민생 공략 행보에 집중하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한 지도부 인사는 “우리가 민생을 챙기면 정부·여당이 얼마나 국정을 못 하고 나라를 망치고 있는지가 보일 것”이라며 “잘못된 점은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민생을 책임지는 야당 이미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여론조사는 무작위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실시됐다.

 

국민의힘이 치열한 내부 투쟁과 외연 확장의 과제 사이에서 어떤 전략적 균형을 찾아낼 수 있을지, 정치권과 민심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 지도부는 내년 지방선거와 정당 지지율 반등을 위해 민생 대안 마련과 중도층 공략 강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강예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장동혁#국민의힘#지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