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미 물결 ‘백번의 추억’ 한밤을 적시다”…고영례, 80년대 소녀의 눈물→설렘의 시작
희망이란 단어를 조심스럽게 품은 소녀 고영례의 일상에 김다미가 숨을 불어넣었다.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에서 100번 버스 안내양으로 살아가는 김다미는, 1980년대 생계와 꿈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소녀의 내면을 진하게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웃음과 눈물, 그리고 풋풋한 설렘이 교차하는 영례의 하루는 그리 멀지 않은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동시에 안고 있었다.
14일 방송된 2회에서 고영례는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을 두드릴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 근무 중 알게 된 사원 복지의 야간학교 공고에 지원장을 내며, 처음으로 희망의 불씨를 키웠다. 하지만, 엄마의 사고로 리어카가 부서지는 불운이 겹치고, 끊임없이 쏟아지는 비 속에서 영례는 더 이상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깊은 오열을 쏟아냈다. 가족을 위해 포기했던 작은 꿈마저 현실의 장벽에 맞닥뜨린 소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서늘하게 흔들었다.

그러나 주저앉지 않는 영례의 곁에는 친구 서종희가 있었다. 따스한 우정으로 새 리어카를 함께 마련하며, 두 소녀는 서로를 다독였고 때로는 응원으로 삶의 미끄러운 벽을 함께 넘었다. 동시에 영례의 마음에는 낯선 설렘이 자란다. 자신을 도와준 의문의 남학생 한재필을 그리워하며, 더듬더듬 사랑의 첫 발자국을 내딛는 영례의 모습에서 서툰 기대와 수줍음이 번져갔다. 미팅 자리에서 재필과의 우연한 재회는 잊지 못할 한 장면을 남겼고, 이 과정에서 친구 종희의 복잡한 시선과 삼각관계의 서막이 열렸다.
김다미는 고영례라는 인물의 여린 감정과 현실의 무게를 수줍으면서도 단단하게 그려냈다. 수건을 매만지는 소소한 순간, 바뀐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는 눈빛, 어디에도 기대지 못하는 마음까지. 이 모든 장면이 자욱하게 스며들어, 마치 과거를 살아본 듯한 낯익은 아련함을 전달했다.
‘백번의 추억’은 단순한 성장 드라마를 넘어, 불투명한 미래와 작은 기적 사이에서 흔들리는 청춘들의 삶을 섬세하게 비춘다.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일요일 밤 10시 30분 시청자들과 함께한다. 고영례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아직 펼쳐지지 않은 갓생의 여정은 깊어지는 가을 밤을 더욱 진하게 적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