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 위 또꾸·상처 입은 백호”…동물농장, 정미 씨·호순 할머니의 울음→새벽마다 번지는 온기
안동의 바람을 뚫으며 달리는 오토바이 위, 강아지 또꾸는 정미 씨의 곁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선천적으로 뒷다리에 장애를 안고 태어난 또꾸와, 멈추지 않는 삶을 택한 보호자의 동행은 어딘가 모르게 닮아 있다. 정미 씨는 느린 발걸음이 불편할 때마다 더 깊은 눈길로 또꾸와 시간을 나눴고, 날마다 맞는 바람과 도로 위에 둘만의 이야기를 새겼다. 그들의 여정은 장애와 한계를 돌봄의 시선으로 녹여내고, 동물과 인간 사이의 우정이 어떻게 서로를 성장시키는가를 보여준다.
조용한 시골 마을, 마당 어귀에 놓인 사료 그릇에는 이호순 할머니의 정성이 배어 있다. 호순 할머니는 길고양이 백호를 비롯해 냥이 가족들의 밥을 매일 챙기며 온기를 담아왔다. 그러나 최근 백호의 몸에 번진 상처와 달라진 태도는 할머니의 마음에 불안을 안겼다. 귀와 몸통에 남은 흔적, 밥도 멀리하는 백호를 보며 할머니는 조용히 걱정에 잠겼다. 세심한 손길, 작은 변화에 아플 만큼 마음을 쓰는 사람의 모습은 동물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잔잔한 연대와 공감으로 화면을 채운다.

또 다른 이야기는 작은 염소 둠순이네 집에서 피어난다. 세상에 나온 지 겨우 2주 된 막내 누렁이가, 엄마를 떠나 제보자 품에 안겨 초유를 받아먹으며 아침을 연다. 개구쟁이로 자라나는 또래들과 달리 둠순이는 늘 막내만 외면하는 아이러니한 어미의 습성을 반복해왔다. 가족의 테두리와 본능 사이에서, 아기 염소에게 쏟아지는 아저씨의 따뜻함과 둠순이의 차가운 거리두기는 ‘돌봄’과 ‘차별’이 어디서 나뉘는지 되묻게 한다. 작은 앞마당에 모인 이들이 부딪히고, 경계하고, 함께 살아내는 순간들이 시청자의 마음을 여린 채로 물들인다.
서로 다른 사연을 품은 동물과 사람의 하루는 결국 ‘함께’라는 단어로 닿아간다. 등굣길을 함께 오르는 또꾸와 정미 씨, 상처 입은 길고양이를 품으려 애쓰는 할머니, 그리고 세상에 던져진 아기 염소 곁의 손길은 각자의 자리에서 느린 울림을 남긴다. 모두의 삶 한 자락에 깃든 작은 생명들의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 일상 가까이에 있는 연대의 따뜻한 의미를 새롭게 일깨운다.
‘TV 동물농장’ 1226회는 6월 15일 일요일 오전 9시 30분, 일상 곳곳에서 공존의 온기를 나누는 동물과 인간의 특별한 하루를 그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