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상 중요 국면”…위성락, 루비오와 회동에 “협상에 도움 기대”
통상·안보 협상을 둘러싼 미국과 한국 정부의 신경전이 다시 심화되고 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미 외교안보 라인의 협의가 관세 등 무역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요 쟁점이 한층 중대해진 국면임을 강조했다. 미 행정부가 오는 8일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두고 협상에 진전이 없는 국가에 관세율을 일방 통보하겠다고 경고한 상황이어서, 정부 차원의 대응 수위와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위성락 실장은 이번 방미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의 만남이 “무역협상에도 도움이 될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안보보좌관이나 안보실장은 (한미)관계 전반을 다룬다. 통상, 무역을 포함해 관계 전반이 논의되는 자리”라고 밝혀, 단순한 의제 교환을 넘어 전략적 포괄 협의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루비오 장관의 공식 통상 협상 전면 배치가 아니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주요 창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위 실장은 “저도 통상 협상에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계속 관여하고 조정·감독하는 기능을 해왔다. 루비오 장관 역시 같은 역할”이라며 고위 외교·안보 라인의 역학 관계를 설명했다.
양국 동맹관계가 현재 협상에서 얼마나 반영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상호관세 발표 당시 한국을 동맹국으로서 고려하지 않았다는 질문에 “협의를 해봐야 하겠다”며 구체적 언급을 삼갔다.
무역협상과 방위비 문제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위 실장은 “여러 이슈가 협의의 대상이 된다”, “다양한 이슈들이 서로 얽혀 있고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관세 및 방위비 협상의 교차 가능성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이어 “협상이 중요한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어 고위급 관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배경도 설명했다.
현재 미국이 유예 시한을 앞두고 각국에 협상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위성락 실장은 “서로 협의가 어느 정도 진행돼 각자의 입장이 명확해졌다. 미국은 자체 판단 단계이고, 우리도 대응과 판단의 시기”라며 협상 경과와 정부 내 결정 과정을 공개했다. 정부가 무역협상에서 결단을 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가 있는 동안 바로 그런 판단이 내려지진 않겠으나, 협의 결과를 본국에 보고해 추후 다음 단계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선 “조속한 개최에 공감대는 형성돼 있으나, 아직 구체화 단계는 아니다. 협의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치권에서는 한미 무역·안보 현안이 촘촘히 얽힌 만큼, 협상 결과가 향후 정국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관세와 방위비 분담 등 쟁점의 동시 해결 가능성,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적 단호함이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남길지 주목된다.
정부는 유예 시한 직전까지 고위급 협의를 이어가며, 필요시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