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웅, 흐릿한 다짐에 번진 슈퍼히어로의 얼굴”…과거와 미래 잇는 감정의 파도→내면 울림
무수한 말들이 세월의 물줄기를 타고 흘렀다. 어린 시절 만화 속 영웅의 얼굴은 어느덧 어른이 돼 추억과 현실의 경계에서 박기웅의 새로운 시선으로 재해석됐다. 최근 선보인 박기웅의 작품 ‘Future Superhero’에는 익숙한 만화 캐릭터와 회화적 텍스처, 그리고 지나간 시간의 파편이 절묘하게 뒤섞이며 깊은 여운을 자아냈다.
박기웅은 커다란 눈망울의 소년 영웅과 고전 만화 속 슈퍼히어로, 만화적 배경과 회화적 상상력을 한 폭의 화면 안에 교차시켰다. 흑백과 컬러가 교묘하게 겹쳐지는 화면 구성은 어린 나날과 현재의 눈빛, 그리고 닿지 못한 미래까지 한꺼번에 담아냈다. 각기 다른 영웅들의 표정과 몸짓은 관람자마다 또 다른 과거와 희망을 환기시키며, 일상에 묻어나는 소년의 다짐을 잊지 않게 한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박기웅이 직접 남긴 장문의 메시지는 단순한 작품 소개를 넘어, 오랜 시간 자신 안에 남아있던 말과 기억,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문장들의 흐름을 실감 나게 보여준다. “문장은 가끔 방향을 바꾼다”고 밝힌 작가는, 어린 날 자신에게 보냈던 응원의 문장이 이제 누군가에게 새로운 시작이기 바란다는 바람을 담았고, 흩어진 픽셀과 사라질 듯한 이미지까지 감정의 결로 엮어냈다. 영웅이 되고 싶었던 아이의 내면은 한층 더 깊어진 시선으로 성장의 순간을 포착했고, 이번 사진에서는 클래식한 만화영웅의 모습, 유쾌함과 진지함이 뒤섞인 표정, 그리고 만화적 대사와 번진 컬러가 공존하며 묘한 이질적 감성을 자아냈다.
박기웅의 개인적 헌사와 성장의 감정, 그리고 아버지에게 건네는 조용한 헌정이 팬들에게 더욱 진한 울림으로 전해졌다. 새롭게 시도한 감각적 색채와 흐름 있는 이미지에 “더 깊어진 이야기, 농밀해진 시선”이라는 호응이 이어졌고, 팬들은 작품에 남겨진 언어와 색감 속에서 각자의 추억과 꿈을 떠올렸다.
반복되는 현실의 익숙함 속에서도 늘 새로운 감정의 편린을 건네 온 박기웅. 그는 이번 ‘Future Superhero’를 통해 유년의 다짐, 흐릿해진 희망, 그리고 여전히 열려 있는 성장의 문을 세상 앞에 조용한 물결처럼 던졌다. 이미지는 어느새 한 줄 문장으로, 문장은 그림의 결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