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UAE서 새 시장 찾는다"…이재명·재계 총수, 관세협상 이어 중동에서도 원팀 행보

신민재 기자
입력

관세 협상과 중동 진출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이재명 대통령과 재계가 다시 한 번 한목소리를 냈다. 한미 관세 협상에서 형성된 민관 공조 구도가 중동 시장 개척으로까지 이어지며 양측의 행보가 더욱 밀착되는 모습이다.

 

자료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아부다비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여기서 양국 기업인의 교류와 상호 투자를 독려하며 중동 지역에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했다.

행사장에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조석 HD현대 부회장,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 이석준 CJ 미래경영연구원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유영상 SK수펙스협의회 AI위원장,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등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김동철 한국전력 대표이사, 강경성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등 공기업 인사도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아부다비의 전략적 의미를 짚으며 양국 간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아부다비에서 열린 오늘 행사가 대한민국의 새 성장 기회를 창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한국 정부는 공동번영을 위한 양국 기업인의 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중동을 대상으로 한 인프라·에너지·첨단 산업 프로젝트에서 재계와의 동반 전략을 지속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재계도 화답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은 "한 손으로는 박수를 칠 수 없다 는 아랍 속담처럼,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도, 함께 하면 가능하다"고 말하며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양국 경제계가 더욱 굳게 손잡고 공동번영의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 간 공조뿐 아니라 한국과 UAE 민간 경제 주체 간 네트워크 확대도 강조한 발언으로 보인다.

 

UAE 측도 동반자 관계를 재차 확인했다. 칼리드 아부다비 왕세자는 "우리는 이 자리에 파트너로서, 친구로서 함께 모였다"고 말하며 양국 간 신뢰를 부각했다. 그는 "양국이 공동의 가치, 대화, 파트너십, 믿음을 토대로 번영의 새로운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언급해 에너지, 방산,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추가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과 재계의 밀착 행보는 최근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도 두드러졌다. 이보다 앞선 8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1차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대통령은 8월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의견을 교환했다. 당시 고율 관세와 공급망 재편 문제를 두고 정부와 대기업이 대응 전략을 조율하는 자리가 됐다.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의 접견에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가 동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반도체·인공지능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공식 행사 이후 치맥 회동을 언급하며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첨단 산업 협력을 둘러싼 이해가 맞물린 구도였다.

 

한미 관세·안보 협상 최종 합의 직후인 이달 16일에는 민관 합동회의가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지원을 보낸 기업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하면서도, 국내 투자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재계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요 그룹 총수들은 국내 대규모 투자와 고용 계획을 제시해 대통령 요청에 화답했다.

 

연이은 관세 협상, 글로벌 기술 협력, 중동 순방을 거치며 이재명 대통령과 재계의 접점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세계 무역 질서와 공급망 구조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외교·통상 전략과 기업의 투자·진출 계획이 맞물리면서, 이른바 원팀 기조가 강화되는 그림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러한 행보가 향후 통상 정책과 산업 전략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와 함께 중동 지역에서의 에너지·인프라·방산 프로젝트를 추가로 모색할 계획이며, 재계도 대통령 순방 외교와 연계한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신민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재명대통령#이재용#한uae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