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만화 구독 플랫폼 웹툰에 등장”…네이버, 글로벌 IP 협력 본격화
디지털 만화 플랫폼 기술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구도를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네이버웹툰이 디즈니와 체결한 협력은 디즈니의 대표 지식재산(IP) 기반 만화 콘텐츠를 통합 구독 형태로 제공하며, IT 기반 콘텐츠 시장 변화의 중심에 섰다. 업계는 이번 제휴와 디즈니의 지분 투자 모색을 ‘글로벌 디지털 만화 생태계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와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15일 디지털 만화 플랫폼 개발과 운영을 위한 비구속적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네이버웹툰은 디즈니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망라하는 만화 서비스를 새롭게 개발·운영하게 됐다. 디즈니 측은 향후 웹툰 엔터 지분 2% 인수를 위한 추가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플랫폼에는 마블, 스타워즈, 픽사, 20세기 스튜디오 등 3만5000편이 넘는 디즈니 IP 만화가 집결될 전망이다.

기술적으로 새 플랫폼은 네이버웹툰의 ‘세로 스크롤(Vertical Scroll)’ 디지털 만화 포맷과 귀속 만화 형식을 동시에 지원한다. 디즈니플러스 구독자는 해당 플랫폼에서 추가 비용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일부 IP는 현지화 과정을 거쳐 한국어·일본어 ‘웹툰’ 서비스에도 제공된다. 이는 웹툰 시장에서 축적된 네이버웹툰의 플랫폼 운영력—특히 북미 Z세대 이용자 비중이 75%에 달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반영한 결과다.
이번 제휴는 웹툰 엔터 실적과 시장가치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15일 웹툰 엔터 주가는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90% 가까이 급등, 나스닥 상장 이래 최고가(27.1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장 후 하락세가 이어지던 흐름을 반전시킨 셈이다. 배경에는 디즈니를 비롯한 글로벌 인기 프랜차이즈의 잇단 합류가 작용했다. 이달에는 미국 SF 프랜차이즈 ‘스타트렉’도 웹툰 포맷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이기로 했다.
글로벌 디지털 만화·웹툰 시장에서는 네이버웹툰과 일본의 픽코마, 중국 텐센트 및 미국의 코믹스올로지 등이 경쟁 중이다. 미국·유럽에선 마블, DC 등 전통 코믹스 강자가 유통 인프라는 갖췄으나, 모바일 친화적 이용자 기반 분야에서 네이버웹툰이 독보적이라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플랫폼의 IP 통합 구독 서비스가 글로벌 만화 소비 방식을 바꿀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플랫폼 통합과 글로벌 서비스를 추진하려면, 각국 저작권 체계와 플랫폼 내 유료 결제 구조, 개인정보 및 연령 제한 등 규제 이슈도 남아 있다. 국내외 법률 사안과 현지화 기준이 변수로 꼽힌다.
업계는 이번 제휴·투자가 세계 만화·웹툰 시장에서 네이버웹툰의 입지 강화 및 디즈니의 젊은 층 팬덤 확대를 동시에 가속화할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기반 콘텐츠 플랫폼의 글로벌 협력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경쟁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과 협력이 실제 글로벌 시장 표준으로 정착할지를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