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재 왼발·전진우 결승포”…전북, 울산 꺾고 선두 질주→두 관왕 희망 살렸다
팽팽하던 경기 흐름은 속도를 바꿨고, 울산의 골문 앞에선 숨소리마저 긴장으로 달궈졌다. 후반 8분 전북 이영재가 페널티아크에서 터뜨린 첫 골은 기다리던 변곡점이 됐다. 이어진 전진우의 오른발 마무리는 구름 같은 원정 응원석까지 일렁임을 선사했다.
3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8라운드 현대가더비에서 전북 현대가 울산 HD를 2-0으로 눌렀다. 전북은 후반 이영재, 전진우 연속골에 힘입어 시즌 승점 63점 고지를 확고히 지켜내 선두 굳히기에 성공했다.

경기 초반부터 전북의 삼각편대 전진우, 티아고, 송민규가 울산의 골문을 압박했다. 박진섭의 중거리 슛, 송민규의 헤더, 티아고의 오른발 슈팅 등 연속된 변화가 이어졌지만, 울산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이 상반기 균형을 유지했다. 울산 역시 말컹, 루빅손, 에릭이 좌우를 흔들었지만 전반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본격적인 승부는 후반에 갈렸다. 이영재는 후반 8분 김진규의 패스를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왼발로 깔끔히 마무리하며 결승골을 기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태현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전진우가 정확히 밀어 넣으며 추가골을 만들었다. 전진우는 이 경기 득점으로 시즌 14호 골을 작성, 득점 선두 싸박(12골)을 크게 압도하며 자신의 이름을 공고히 했다.
울산은 김영권을 미드필더로 세우며 반전을 노렸으나, 시즌 첫 맞대결 충격에 이은 2연패를 기록했다. 원정 6연패로 결과가 이어지며 승점 34, 8위에 머물러 2015년 이후 처음 하위 스플릿 추락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같은 날 광주FC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후반 추가 시간 박인혁의 페널티킥 한 방으로 제주유나이티드를 꺾고 승점 38, 6위를 지켰고, 대구FC 역시 수원FC에 3-1 역전승으로 김병수 감독 부임 후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대구는 승점 19로 최하위 탈출은 아쉬웠지만 17경기 만에 값진 승리를 챙겼다.
전북은 남은 휴식기와 코리아컵 결승 일정을 앞두고 선두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선두권 주자답게 두 관왕의 꿈도 이어가게 됐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박수 소리만이 울렸다. 승점 표정 하나에도 천차만별 감정이 스며드는 8월의 밤, K리그1 29라운드는 전북이 정상에서 다시 한번 희망을 꾹 눌러 담은 경기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