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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따라 천년 숲을 걷다”…강진의 고요와 미식이 이끄는 가을 여행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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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호젓한 가을 숲과 고요한 사찰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먼 길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강진의 깊고 푸른 자연 속에 머물며 쉼을 얻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조용히 나를 돌보려는 여행의 태도가 담겨 있다.

 

전남 강진에서는 누구나 자신만의 가을 여행을 설계할 수 있다. 주작산자연휴양림은 봉황의 날개 아래 펼쳐진 산책로를 따라, 색이 짙어지는 숲의 고요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걸음이 이어진다. 가벼운 산책만으로도 강진만의 푸른 물결이 한눈에 들어오고, 산새와 바람의 소리에 마음이 고요해지는 순간을 알게 된다.

백련사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백련사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만덕산 자락에 깊게 자리한 백련사는 천년의 숨결을 간직한 사찰이다. 대웅전의 단청과 용두 장식, 천연기념물 동백나무숲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남긴다. “사찰 앞 숲에선 그냥 가만히 머물고 싶어진다”는 여행자들의 진솔한 고백처럼, 가을 강진의 숲은 누구에게나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내어준다. 근처 군동면의 금곡사도 깊고 평화로운 산사의 분위기로 이른 아침 출발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런 변화는 여행 맛집 문화에서도 드러난다. 강진읍의 차이나루는 다채로운 중식 코스 요리가 펼쳐지는 공간으로, “둥글게 둘러앉아 좋은 사람과 한 끼를 나누는 풍경”이 흔해졌다. 다섯 가지 맛이 어우러지는 요리들은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미식의 즐거움을 더한다.

 

스릴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강진만 위를 가르는 짚트랙이 인기다. 바람을 가르며 공중을 활강하는 그 경험에 대해 “강진만의 경관이 온몸으로 들어오는 순간, 쌓였던 답답함이 한 번에 풀린다”고 표현했다. 자연과 미식, 그리고 스릴이 어우러진 요즘 강진 여행엔 일상 속 다양한 감정의 쉼표가 담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이번 주말엔 강진으로 떠나볼까”, “사찰 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는 웜톤의 공감이 줄을 잇는다. 어떤 이는 “바꾸려 했던 마음이, 천년 숲에선 저절로 가라앉는다”고 썼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강진에선 자연과 사랑, 쉼과 미식이 모두 담긴 여행이 지난 계절의 무게를 가볍게 풀어준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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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백련사#차이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