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 김가영 넘었다”…스롱 피아비, LPBA 결승행→김보라와 운명의 승부
가벼운 미소로 시작했지만, 스롱 피아비의 결연한 눈빛에는 지난 시간의 무게가 담겨 있었다. 오랜 라이벌 김가영을 마침내 제압한 스롱은 숨죽인 관중의 시선 속에서 결승행을 확정하며 위대한 순간을 맞이했다. 긴 침묵 뒤 터져 나온 박수와 환호는 그녀의 지난 기다림을 축복했다.
2025-2026시즌 LPBA 투어 2차 대회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준결승이 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치러졌다. 우리금융캐피탈의 스롱 피아비는 하나카드의 김가영을 세트스코어 3-1(11-6 10-11 11-9 11-2)로 누르며 1년 4개월 만에 결승에 복귀했다.

경기 초반부터 스롱은 침착함과 공격적 전략을 앞세워 1세트를 11-6으로 먼저 챙겼다. 이어진 2세트에서는 김가영이 노련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박빙의 접전 끝에 11-10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리의 무게가 실린 3세트, 스롱은 11이닝째 뱅크샷을 터뜨리며 11-9로 세트를 가져갔고, 곧바로 경기 흐름을 완전히 자신 쪽으로 끌어왔다. 4세트마저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11-2 대승을 거두었고, 오랜 기다림 끝에 결승행 티켓을 움켜쥐었다.
지난해 3차 투어부터 8연승을 이어왔던 김가영은 친정팀 대회에서 아쉽게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팬들은 숨죽임과 환호 사이에서 두 선수의 서사에 깊이 몰입했고, 이번 준결승전은 또 다른 명승부의 기억으로 남게 됐다. 경기 후 스롱 피아비는 “오랜만의 결승이라서 감격스럽지만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최근 힘든 시간도 있었던 만큼 이번 결승에서 꼭 우승을 이루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다른 준결승에서는 김보라가 최지민을 3-1로 꺾으며 데뷔 후 첫 결승에 진출했다. 김보라는 “꿈만 같다. 결승에서도 차분하게 준비할 것”이라며 설렘을 나타냈다. 결승전은 6일 오후 10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4천만원으로 두 선수 모두에게 간절한 목표다.
남자부 PBA 16강에서는 조재호, 김준태, 이상대 등 국내파와 잔 차파크 등 해외 선수들이 8강 라운드를 향하며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LPBA 결승과 남자부 8강, 모두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큐 끝에서 피어난 땀방울, 경기장을 채운 박수, 결승 무대를 기다리는 선수들의 깊은 숨결. LPBA 결승전은 7월 6일 밤 10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승리의 의미와 선수들의 진심을 오롯이 담아낸 이번 순간이 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