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시장 주도권 재편”…일라이 릴리, 미국 성공 전략으로 글로벌 공세 확대
현지시각 기준 17일, 미국(Eli Lilly)은 유럽과 아시아, 중동을 아우르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일라이 릴리는 미국에서의 소비자 중심 전략을 세계 시장에 확대 적용하고 있으며, 신흥국 및 선진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이번 움직임이 노보 노르디스크(Novo Nordisk) 등 기존 강자와의 경쟁 판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17일, 릴리 인터내셔널의 패트릭 욘손 사장은 “미국에서의 성공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환자 중심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릴리는 멕시코, 브라질, 인도, 중국 등 주요 신흥국에 체중 감량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를 새롭게 출시했고, 유럽 시장에서는 기존 경쟁사를 빠른 속도로 추월 중이다. 미국 내에서는 자가 투여 오토인젝터 등 다양한 제형을 제공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으며, 이를 다른 지역에도 적용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분야는 최근 GLP-1 계열 약물의 급격한 성장세와 함께 각국에서 비급여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유럽, 중국, 아랍에미리트 등 일부 국가에선 환자들이 자비로 치료제를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릴리는 원격의료·전자상거래 대기업과 손잡고 접근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로이터(Reuters)는 릴리의 공격적 디지털 연동 전략이 기존 시장 판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분석했다.
경쟁사인 노보 노르디스크는 ‘위고비(Wegovy)’를 앞서 출시했지만, 릴리가 생산 제형을 다양화하고 초기 물량 공급 일정을 투명하게 고지함으로써 환자 신뢰를 빠르게 쌓은 것이 주효했다. 미국에서 학습한 물류 및 상업 전략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적용되며 차별화로 이어졌다. 공급망 불안에 직면했던 경쟁사와 달리 릴리는 일부 국가 출시에 시차를 뒀음에도 단기간에 공급 제한을 해제, 안정적으로 환자 수요를 충족시켰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미국 시장에서는 릴리의 주가가 비교적 견조하게 유지된 반면, 경쟁사인 노보 노르디스크의 주가는 크게 하락하며 시장의 기대치가 엇갈리고 있다. 주요 국제 매체들은 릴리의 시장 공세가 신흥국 비급여 시장 확장,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맞물리면서 장기적으로 비만 치료제 지형을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플랫폼과의 연계, 신흥국 환자 접근성 확대 같은 전략이 앞으로 글로벌 치료제 시장에서 릴리의 영향력을 높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도권 경쟁이 비만 치료제뿐 아니라, 제약 산업 전반의 공급망 안정성과 시장 진입 전략에도 변화를 몰고 올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