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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키, 잔디 위 젖은 시선”…도시와 하늘 사이→무심함 속 머문 청량 여운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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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바람이 스치는 오후, 라키가 잔디 위를 조용히 걷는 순간이 흡사 한 폭의 자화상처럼 전해졌다. 뉴욕 로고가 새겨진 블랙 캡과 넉넉한 네이비 팬츠, 살짝 걷어 올린 순백 셔츠로 완성한 스타일은 여름의 밝고 투명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담아 냈다. 무엇보다 깊게 눌러쓴 모자와 낮게 떨어진 시선에서는 라키만이 표현할 수 있는 무심한 멋과 고요한 여운이 공존했다.
그가 남긴 한마디, “25/06/26”, 짧은 날짜 표기 아래 잔디와 흐린 하늘, 그리고 그 위에 머문 라키의 모습은 특별한 수식 없이도 소박한 기록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조용히 걷는 뒷모습엔 무대 위 강렬했던 이미지와 또 다른 결이 흐른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자연과 어우러지는 모습은 반복되는 일상의 한 장면마저도 특별하게 바꿔 놓는 힘을 보여 준다.

팬들은 이번 사진에 특별한 호응을 보였다. 더는 설명이 필요 없는 청량한 무드, 자연스러운 제스처와 담백한 표정 사이에서 한층 성숙해진 변화를 발견했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무대 밖 라키의 일상이 지닌 여유로운 분위기, 꾸미지 않은 멋스러움에 마음을 뺏긴 이들이 많았다.
최근까지 활기차고 역동적인 무대에서 시선을 압도했던 라키는, 이번에는 담백한 여름 오후의 잠시 멈춤으로 또 한 번 새로운 표정을 남겼다. 그와 자연, 그리고 도시의 풍경이 어우러진 모습을 통해 라키는 오랜 기다림과 설렘이 교차하는 여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하고 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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