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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속 깜깜한 밤”…전국 아파트 단지 정전에 주민 불편
사회

“열대야 속 깜깜한 밤”…전국 아파트 단지 정전에 주민 불편

조현우 기자
입력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진 7월 28일 밤부터 29일 새벽 사이, 전국 아파트 단지에서 대규모 정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28일 오후 9시 40분경 정전이 일어나 600여 가구가 전력 공급이 끊겼다. 다행히 엘리베이터 갇힘 등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한밤 중 더위와 불편에 주민들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장에 따르면, 400가구는 29일 오전 0시 50분경 1차로 전력이 복구됐으나 나머지 200가구는 추가 복구 작업이 이어졌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정전 원인을 내부 변압기의 문제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은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출처: 연합뉴스
출처: 연합뉴스

같은 날 부산 수영구의 한 대형 아파트 단지 8개 동에서도 오후 8시 30분 경부터 약 990가구가 6시간 이상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단지는 다음 날 오전 3시쯤에야 복구가 완료됐다. 부산의 한 입주민은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쓸 수도 없어 아이들과 함께 밤새 힘들게 견뎠다”고 말했다.  

 

아파트 측은 “에어컨 사용 증가로 전력 소모가 급격히 늘며, 노후 설비까지 고장 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고장은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조사 중이다. 최근 부산에서는 24일부터 5일 연속으로 밤 최저기온 25도 이상이 이어지는 열대야가 계속됐고, 이에 따라 전력 사용량 역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전 사태는 국내 아파트 단지 내 노후 전력 설비에 대한 점검과 예방 대책의 필요성을 다시금 부각시켰다. 전문가들은 “폭염과 열대야가 일상화되는 기후환경에서 대형 주거지의 전력 인프라를 보강하지 않으면 유사사례는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자체와 한전, 한국전력기술 등 관계 기관에서는 “현재 사고 단지 내외 노후 설비에 대한 특별 점검을 준비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SNS와 지역 커뮤니티에는 “더운 날씨에 갑작스러운 정전은 건강과 안전까지 위협한다”, “긴급 대피 매뉴얼과 비상발전기 설치가 강화돼야 한다”는 주민 의견들이 쏟아졌다.  

 

한편, 한전과 각 아파트 단지는 최대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한여름철 안전 관리와 신속한 복구 체계 구축, 노후 전력 인프라 교체의 제도화를 추진해야 할 과제를 남겼다. 경찰과 한국전력공사는 사고 원인 조사 및 재발 방지책을 마련 중이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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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아파트정전#부산수영구정전#열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