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수입 역대급 증가”…트럼프 정책 여파에 재정적자 17% 감소→장기 건전성 논란 여전
워싱턴에서 전해온 바에 따르면, 미국 재정의 지형이 5월 한 달 사이에 격변을 거듭했다. 봄빛이 여물어가는 백악관 앞 도로에는, 무거운 여름 공기 속에서도 정책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채, 미국 경제의 방향타를 바꾸는 관세 정책의 굳은 결기가 느껴진다.
미국 재무부가 11일 밝힌 5월 재정수지에 따르면, 5월 한 달 미국의 관세 수입은 230억 달러, 한화로 약 31조 3천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전월 대비 대규모 상승이자, 전년 동월보다 270% 뛴 역대급 기록이다. 2023년 월평균 72억 달러와 비교하면 거침없는 급등세다. 관세 수입 증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월 9일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기본관세 10%를 적용한 정책 변화가 결정적이었다. 중국만이 휴전 적용을 받았으나, 오히려 추가 관세 30%라는 무거운 짐이 실렸고, 캐나다 및 멕시코는 25%,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품목에도 차등 관세가 도입됐다.

이처럼 관세 장벽은 월가와 세계 무역로의 기류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내부적으로는 5월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3천160억 달러, 즉 약 429조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는 통계에 일시적 안도감이 흘렀다. 채무 상환 비용 절감, 국채 할인율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누적 재정적자는 1조 3,700억 달러에 달하나, 이월수입을 제외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 하락한 수치로 집계됐다.
그러나 긍정의 기류는 오래 이어지지 않고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하원 세입세출위원회에서 올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6.5~6.7%에 달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미국 재정당국은 관세 수입 증대가 근본적인 구조개선으로 이어질지, 높은 재정적자율이 경제의 미래에 남길 짙은 그림자를 경계하며, 금리와 세계 경제 흐름의 미묘한 흔들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사회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경제 불확실성의 여파가 주요 교역국에도 파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정책 향배를 예의주시하며, 미국 경제의 단기적 호전에 감도는 장기 불안에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장기 건전성 관점에서 관세 수입만으로 재정 적자 해소의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굳어진다.
한편 재정당국은 향후 관세 수입 변화와 재정 구조의 다이내믹을 면밀히 관찰하며, 거시경제의 변동성과 불확실성 속에서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아이코노믹한 수치 너머, 국가 간 이해관계의 깊은 균열이 여전히 바람 속을 떠돌고 있다.